줄리아 길라드 전 호주 총리 기조연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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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1-01 13:39   수정 2017-11-01 16:58

줄리아 길라드 전 호주 총리 기조연설 전문

먼저 따뜻한 환영에 감사드립니다. 훌륭한 포럼을 만들어주신 한국경제신문과 교육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서울에 다시 오게 돼서 기쁩니다. 서울에 올 때마다 특유의 활력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여러분들의 활력과 열기가 느껴집니다.

저는 작년 10월 한국전쟁 가평 전투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여하러 참전용사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참전용사들은 서울을 보고 한결같이 “혈투가 벌어진 전장이 이렇게 위대한 도시로 탈바꿈한 것이 놀랍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호주는 한국과 공조해 북한의 핵 위협을 이겨낼 것입니다.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북한 정권은 국제사회의 상식을 어기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함께 대처해야 합니다. 호주는 북한의 위협을 이겨내기 위해 한국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한국인들은 북한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북한의 위협에 대한 궁극적인 대책일 것입니다.

야구선수 요기 베라도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라고 말했듯 미래를 예측하는 건 어렵고, 틀리기도 쉽습니다. 저는 저보다 먼저 총리를 역임했던 베리 존스 전 호주 총리가 15년 전 한 말을 기억합니다. 존스 전 총리는 2000년이 되면 호주 태즈메이니아 주에 자동차보다 컴퓨터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모두가 존스 전 총리를 조롱했지만, 이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런 예측을 말하려면 당시로서는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당시 컴퓨터는 테니스 코트에 컴퓨터를 놓으면 라켓을 휘두를 자리도 없을 정도로 컸습니다. 그런 컴퓨터의 가격은 5500만 달러였습니다.

오늘날 미래 예측은 90년대보다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2017년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는 199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릅니다. 컬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먼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1000년 전 발명품이 일상을 바꾸는 데 100년이 걸렸지만 스마트폰이 우리 삶과 일을 바꾸는 데는 5년이면 충분했다”고 표현했습니다. 오늘날 혁신의 결과물은 바로 내일 우리 삶을 바꿀 것입니다.

혁신가들은 우리가 걷는 법을 기계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카메라 기술도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는 레이저빔 탐지기를 이용해 1초에 수백만개의 데이터를 생산해 교통과 도로 상태를 이해합니다. 기계에게 대화를 가르치는 것도 혁신가들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애플사의 Siri는 지금도 스스로 진화하고 있고, 유머감각까지 생겼습니다.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한 보고서는 노동을 네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육체노동과 비육체노동, 반복적 노동과 비반복적인 노동이 두 축입니다. MIT는 보고서에서 이미 반복적인 육체 노동은 로봇으로 대체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육체노동이면서도 반복적인 노동, 예를 들어서 회계사의 세금 신고나 수입 보고서 작성 등도 기계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로봇의 이동성과 언어 능력도 점점 향상되면서, 비반복적 육체적 노동까지 가까운 미래에 기계로 대체될 전망입니다. 보고서는 비육체노동이면서도 비반복적인 노동만이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사람만 할 수 있는 창조적 사고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입니다.

이같은 MIT의 기준은 현실에 완전히 들어맞는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앞으로 기계의 도움을 받아 살아갈 것이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체스가 좋은 예입니다. 1997년에 컴퓨터가 체스 챔피언을 이기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중간 수준의 인공지능을 지닌 컴퓨터도 체스 챔피언을 이길 수 있습니다. 인간과 기계가 한 팀으로 일한다면 어떨까요. 프리스타일 체스 게임’이 통찰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게임에서는 사람이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체스를 둡니다. 최고의 선수가 최고의 컴퓨터를 사용한다고 항상 이기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기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입니다. 기계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한 셈이죠.

이런 통찰력은 게임 말고 노동에서 더 중요해집니다. 노동자는 기계의 도움을 받아 반복적인 일을 하게 됩니다. OECD는 지금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의 50~70%가 자동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간호사의 업무를 예로 들자면, 체온과 심박수를 재는 것은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환자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의사에게 전달하는 등의 상호작용은 기계가 대체하기 힘들 것입니다.

앞으로 기술 발전으로 많은 일들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3D프린터는 제품을 만들고 구매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10년 뒤에는 3D프린터 가격은 지금 1만8000달러에서 400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행기 부품도 3D프린터로 만들 수 있을 만큼 높은 수준으로요. 스마트폰도 스캐닝해서 3D프린터로 만들 수 있고, 자신의 발을 스캐닝해 맞춤 신발을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스마트폰도 10달러 수준에서 구매할 수 있게 돼 접근성도 점점 좋아질 전망입니다. 2050년 50억명이 스마트폰을 보유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기회가 새로 생겨날까요.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닙니다. 반대로 사람들의 생계에 큰 위협이 초래될 수도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이후 20년동안 지금 있는 직업 중 70~80%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한국은 뛰어난 혁신을 보여준 국가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한국이 이룬 성공은 교육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근대 한국은 교육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 평가에서도 한국 교육은 최고 수준입니다. 한국 학부모는 자녀 교육에 열정적입니다. 교육은 번영과 평등을 이루는 핵심적 요소입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역설이 있습니다. 한국의 혁신 속도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지만 학교 교육만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전 세계에서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타임지는 “립 반 윙클이 100년 동안 잠자고 일어났을 때, 학교만 그대로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병원이나 비행기처럼 눈부신 발전에 대해서는 놀랄 것이지만, 학교에 오면 고향에 왔다고 느낄 것이라고도 표현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공간에 앉아있는 학생이 교사의 말을 받아적는 모습은 100년 전과 똑같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미국 수학수업을 관찰한 한 연구는 지금 교사들의 수업 방식이 1900년대 초반의 교수법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교가 이같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됩니다. 대중 의무교육은 인간이 발명한 가장 중요한 제도 중 하나입니다. 200년 전 초등학교 학생은 23만명에 불과했지만 오늘날 7억명에 육박합니다. 인구 성장률의 100배가 넘는 증가율입니다.

오늘날 학교 교육에는 두 개의 도전과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술 변화의 불확실성이고, 다른 하나는 교육 역량의 불평등입니다. 기술 변화의 불확실성은 콘텐츠 중심 교육에서 탈피하는 것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교사가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지식을 아이에게 전달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법을 가르치고 고차원적 학습을 스스로 할 수 있는 교육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은 고유 역량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판적 사고능력, 상호보완적 능력, 창의성, 유연성, 기업가 정신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역량은 학교에서 키우기 어렵습니다. OECD 학업성취도(PISA)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나라일수록 국가 기업가 점수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매킨지는 70개국에서 약 8300만개의 고숙련 일자리가 생겨나지만 이에 맞는 인재가 부족해 일자리를 모두 채우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선진국 고용주들은 적합한 역량과 기술을 지닌 사람을 찾기 힘들 것입니다. 우리의 교육 접근법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죠. 고용주들은 개인 역량뿐 아니라 사회성도 요구합니다. 시민과 사회에 대한 교육이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교육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후변화와,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한 해결책까지 찾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교육시스템은 우리 사회가 필요한 역량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본 역량을 기르는 것도 여전히 중요하겠죠. 하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아이들은 자기 일생동안 스스로 학습하고, 창조하고, 혁신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앞으로 겪을 불확실성과 복잡성은 아이들에게 중차대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만드는 미래라는 포럼 주제는 실로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주제를 현실화하기 위해 교육개혁이 절실합니다. 기술 발전의 불확실성을 해결하고, 모든 아이를 귀하게 여겨 역량 불평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윌리엄 깁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도래했다. 다만 모든 이에게 고르게 분배되지 않았을 뿐” 우리는 이 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교육에 딱 들어맞는 말입니다.

최근 국제교육위원회에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이주호 전 교육부장관은 KDI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교육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30년까지 아동 14억명 가운데 절반이상이 기초적 중등교육 수준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불평등은 유치원에 입학할 때 이미 시작되고, 초등학교에서도 격차는 줄지 않습니다. 저소득국가 아이들이 더 적은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세계 초·중학교 2억 6000만명이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희망을 잃고 있습니다. 만약 이 아이들이 한국가에 모여 산다면 한국 인구의 5배 규모가 될 것이고, 세계에서 5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입니다.

수억명의 사람들 학교에서 중도 탈락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해 필요한 역량을 습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질도 문제입니다.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개발도상국에서 교육 수요 대비 공급은 270만명이나 모자랍니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교사를 비롯한 모두가 과중한 부담에 시달립니다. 교과서 하나를 학생 열 명 이상이 보고, 학업 편차가 큰 학생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습니다. 행정업무 행사계획 등 교실 수업 외에 과중한 업무에 시달립니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학생들 가르치는 시간이 하루에 채 3시간도 안 됩니다.

교수법도 교육의 질을 낮추는 요인입니다. 일반적으로 모국어로 수업하는 게 학습 효과가 가장 크지만, 모국어 교과서가 없어 외국어 교과서로 배워야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장애학생에 필요한 교재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놀랍도록 심각한 고질병과도 같습니다. 2100년이 되어서야 사하라 이남 지역의 여자아이들이 보편적 초등중등교육을 받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제 종손녀가 두 살인데, 종손녀의 종손녀가 태어나야 사하라 이남 지역의 여자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니요.

교육은 경제성장에도 중요합니다. 좋은 교육은 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합니다. 시리아 유럽 난민 자녀들을 보면, 교육받지 못한 아이들일수록 반군에 가담할 가능성이 컸습니다. 균등한 교육은 분쟁 소지를 줄입니다. 무력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양질의 교육은 필요합니다.

교육은 보건에도 기여합니다. 교육받은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증진하는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건당국의 경고도 준수합니다. 교육을 더 받을수록 AIDS 감염률이 줄어든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양성평등이 실현되기도 합니다. 여성이 보편적 교육을 받으면서부터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이 시작됐습니다. 우리는 이보다 많은 것을 일궈내야 합니다.

아이티 혁명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근본적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사람들이 눈을 뜨고, 보편적 가치와 장기적 안목을 가질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개인 공간을 더 중요하게 만들었고, 가족과 친구의 관계에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기존의 관점을 고수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범람하는 사회가 도래했습니다. 소리를 질러도 내 목소리가 들릴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장기적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성숙하고 민주적인 토론장 구축을 어렵게 만든 셈입니다. 그래서 글로벌인재포럼과 같은 노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포럼을 통해서 우리 모두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런 정신에 입각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오늘의 담론이 유익하길 바랍니다.

아래는 사회를 맡은 김도연 포스텍 총장과의 대담 내용.

?호주 총리 재임시절 내놓으셨던 ‘아시아 중심 구상’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총리 재임 시절 ‘아시아 시대의 호주’라는 정책서를 발간했습니다. 호주가 우리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관심을 더 갖고, 지역이 호주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민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도에서였습니다. 중국 이외의 아시아 역내 국가들도 호주와 긴밀한 관게를 맺고 있습니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등 호주에 많이 기여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중국 등의 도시화로 인해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말슴드리고 싶은것은, 원자재 수출 호황이 호주 경제에 많은 변화를 초래했다는 겁니다. 앞으로 아시아에 가장 큰 중산층이 생길 것이고, 호주는 급증하는 중산층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국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중산층은 관광과 교육, 법적 서비스, 자연환경, 좋은 음식과 좋은 와인을 원합니다. 호주는 이 모든 걸 제공할 수 있습니다. ”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가 될까요?

“그렇습니다.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미래학자로서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국가들은 앞으로 계속 부상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프리카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아프리카를 반드시 개발해야 합니다. 인구통계학적으로 보면 인구가 계속 늘고, 젊은 층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를 개발하지 않는다면 인류 전체는 큰 도전과제에 직면할 것이고, 개발한다면 정말 큰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

?호주가 교육의 중심지가 되기를 원한다고 들었습니다. 교육과 관련해 호주 교육제도는 선진화됐다고 정평이 나 있고, 특히 대학교육이 그렇습니다. 반면 한국은 인재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데도 100여년간 큰 시스템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한국은 또 정보통신기술이 상당히 발전했는데, ICT와 교육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우리는 종종 교육에 대해 애기할 때 기계에 현혹됩니다. 교육의 진정한 도전과제는 기계가 뭘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교사의 역량을 키우는 것입니다. 교사가 기술 발전을 잘 활용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 1960-70년대 교육을 받을 때를 생각해보면 교육은 지식 전달에 불과했습니다. 선생님이 전달하는 지식과 도서관에서 얻는 지식 외에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새로운 질문을 하면 선생님들은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도서관에도 없으면 답을 영원히 알 수 없었습니다. 일반 가정들은 비싼 백과사전을 살 여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녁식사를 하면서도 말라위의 GDP가 얼마인지 바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교육의 지향점은 달라집니다. 단순히 지식 전달과 암기가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학생들이 정확한 정보를 골라내고 효과적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소통 능력과 사회성, 창의성 등 고용주들이 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해진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기후변화의 규모에 대한 토론을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전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정보의 출처를 구별하고 진실인지 식별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우리의 도전과제는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즉 평생에 걸쳐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때의 비전은 대학교에서 6년간 수학 지식을 머리에 담아 40~50년을 일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대학 교육에서는 이런 모델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단기 교육, 직업 교육을 계속 새로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호주에서는 치열하게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호주의 교육 수준이 높고, 대학 교육 시스템도 우수하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은 직접 강의실에 와서 강의를 들어야 합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교육받을 수 있는 지금, 이 문제가 무엇을 시사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 온라인 공개 수업(Massive Open Online Course,MOOC)의 중요성에 공감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점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은데요, 불평등에 대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빈부격차는 이미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었습니다. 총리시절 빈부격차에 많은 관심을 가지셨던 것으로 아는데, 한국의 상황에 대한 제언을 듣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는 기억해야 하는 통계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극단적 빈곤을 퇴치하는 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빈곤한 사람들은 이미 많이 줄었습니다. 우리가 계속적으로 SDGs(지속가능개발목표)에 집중하면, 극단적 빈곤을 퇴치하는 데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격차는 벌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그리고 이런 빈부격차를 주도하는 요소는 부유한 사람들이 자산 수익률이 높다는 점입니다. 부를 축적하고 이를 재축적하면 더 부유해집니다.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이 번 사람들이 이런 사례입니다. 대기업들도 더 큰 대기업이 됩니다, 삼성도 그 중 하나입니다. 아주 빨리 부유해진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빌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빠르게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여러 국가의 세금제도나 사회안전망 등이 경제발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본의 이동이 쉬워지고 어떤 국가든 세금 회피도 쉬워지고 있습니다. 각국이 자산 과세, 소득세 등을 잘 설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안전망이 충분히 제공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국내 문제임과 동시에 공통 문제입니다. 국제적 규제, 은행업 과세에 대한 국제적 규칙 등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부족했습니다. 공공 비교 연구가 부족해 서로 배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교육 장애인 가정 정책 등 복지혜택에만 의존해서 사는 사람들 등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어도 서로 경험을 공유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 여러 번 발표에서 언급하셨는데 가까운 미래에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전망입니다. 한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총리 재임 시절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다고 알고 있는데, 미래 고용 창출의 기본전략은 어때야 할까요.

“호주는 구조조정에 성공했기 때문에 경제 위기에 잘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호주는 자동차 제조업에 대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일부 지역사회는 자동차 공장에 깊이 의존하고 있는데, 자동차 산업에 심각한 타격이 오면 지역을 구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써야 할까요. 이런 고민을 거듭한 끝에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게 해답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 자리에서 호주 모델이 미래에도 맞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정답은 없겠지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함께 고민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심오하고 흥미진진한 주제인데, 포럼에서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하겠지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오늘 참석한 젊은 학생들에게 잠재력을 개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젊은 분들이 많이 참석해주셨습니다. 큰 그림을 함께 고민하는 데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때까지의 삶을 돌아보면 몇 가지 교훈이 기억납니다. 우선 내가 어떤 삶을 살길 바라는지 명확한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지 않으면 이리저리 휩쓸릴 수밖에 없겠지요. 두 번째로 내가 누군지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SNS로 끔찍한 모욕을 당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런 댓글들에 모욕을 받으면 안됩니다. 건설적 비판과 단순한 모욕을 구분하려면 자신이 누군지를 알아야 하겠지요. 마지막으로, 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합니다. 여기에 오신 분들은 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이 먼저라고 생각해 포럼에 참석하셨을 겁니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의 문제는 이때까지 살아온 인류 모두에게 중요한 딜레마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같은 선택이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급한 일은 24시간동안 진동과 소리로 우리를 재촉합니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도 메일 확인에 급급하기 일쑤입니다. 10년 뒤에는 이같은 현상이 더 심해질 거니다. 그래도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세계와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지요. 핸드폰과 컴퓨터를 끄라는 게 아니라, 그런 시간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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