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 계승 앞둔 사우디 왕세자…반대파 무더기 체포

입력 2017-11-05 19:58   수정 2017-11-06 05:16

반부패 앞세워 수십명 잡아들여
아랍 최대 부호 빈탈랄 왕자 포함
현 국왕도 "엄정 처리" 힘 실어줘



[ 박상익 기자 ]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반(反)부패위원회가 왕자 11명, 현직 장관 4명, 전직 장관 수십 명을 체포했다고 사우디 국영TV, 로이터통신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왕위 계승을 앞두고 권력 공고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이날 반부패위원회 창립을 선포하면서 “공금 횡령 또는 유용 혐의가 있거나 권력과 영향력을 남용한 자가 있다면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무함마드 왕세자의 조치에 힘을 실어줬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번에 체포된 인물 중 아랍 최대 부호인 알왈리드 빈탈랄 사우디 왕자가 포함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왈리드 왕자는 킹덤홀딩스를 통해 디즈니, 21세기폭스, 애플, 제너럴모터스(GM), 시티그룹, 트위터 등 글로벌 기업 지분 상당수를 갖고 있다. 그동안 세계 경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던 왈리드 왕자의 체포는 중동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킬 것이란 관측이다.

사우디는 이날 내각 개편도 단행했다. 국가방위부 장관은 한때 왕세자 자리를 놓고 무함마드 왕자와 경쟁한 미텝 빈압둘라에서 칼레드 빈아야프로 교체했다. 경제부 장관은 2000억달러(약 223조원) 규모의 정부 자산 매각을 이끈 HSBC 중동 최고경영자(CEO) 출신 무함마드 알투와즈리로 바꿨다.

이번 체포는 표면적으로는 ‘부패 척결’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무함마드 왕세자의 권력 기반 강화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체포된 인사 대다수가 무함마드 왕세자의 왕위 계승 또는 그가 추진하던 정책에 반대한 전력이 있어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내부적으로는 여성 인권 신장 등의 개혁 정책을 내세우면서 대외적으로는 카타르 단교 등 강경책을 펼치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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