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탄 경우’를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 금지 예외조항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 풀러스가 내놓은 출퇴근 선택 시간제는 유연근무제 등 근무시간과 출퇴근 패턴 변화에 따라 카풀 운영시간대를 자율적으로 설정해 서비스할 수 있게 하는 개념이다. 최근 근로자 3명 가운데 1명꼴로 통상적인 출퇴근 패턴에서 벗어나 있다는 조사도 나오는 만큼 국토부와 서울시가 이런 변화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입법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법적으로 허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서울시는 한술 더 떠 “범죄피해 등으로부터 승객을 보호할 수 없다”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환경이 변하면 그에 맞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규제당국 공무원들이 움직일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게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 배경에는 택시 버스 등 기존 운수업계의 압박이 있다는 걸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신산업이 등장할 경우 자유롭게 허용한 뒤 나중에 문제가 되는 부분만 사후 규제하는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정부가 일단 불법으로 규정한다는 얘기가 풀러스 사례에서도 다시금 확인된다.
아산나눔재단은 최근 “글로벌 100대 스타트업 중 57개 업체는 한국에서 창업을 했다면 사업을 아예 시작할 수 없었거나 곤란을 겪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지금과 같은 경직적인 법과 규제 현실에서 ‘한국판 우버’가 나온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성장을 말한 게 엊그제다.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 합동의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도 나왔다. 그 시작이 국토부와 서울시의 풀러스 서비스 거부라면 누가 혁신성장을 믿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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