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책 속으로] 에버랜드 정원사 박원순 씨 "식물에 대한 무한 애정… 신의 직장도 관두게 했죠"

입력 2017-11-16 17:59  

나는 가드너입니다


[ 심성미 기자 ]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평온을 느끼게 해주는 정원은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초록색 식물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건 인간의 본능에 가까우니까요.”

출판사 편집자였던 박원순 씨(사진)는 늘 ‘꽃에 대한 갈증’으로 목말랐다. 과학전문 출판사에서 식물에 관한 책을 만들 때도 그랬고, 교정이 특히 아름다웠던 대학 교직원으로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2006년 ‘신의 직장’이라는 교직원을 그만두고 제주도로 내려가 여미지식물원에서 정원사 일을 시작했다. 4년 뒤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롱우드가든으로 떠났다. 국제 정원사 양성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2년을 더 머물며 미 델라웨어대 롱우드대학원 과정을 마친 후 돌아온 그는 에세이집 《나는 가드너입니다》(민음사)를 펴냈다. 정원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정원사 교육 프로그램으로 세계적 명성을 가지고 있는 롱우드가든에서 체험한 가드닝 요령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엮은 책이다. 꽃과 정원을 가꾸는 방법이 궁금한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인 셈이다.

그가 롱우드가든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건 ‘물의 정원’이다. 박씨는 “제주도에서도 빅토리아 수련을 재배했었는데 롱우드가든에는 비교도 안될 정도 크기의 수련이 있었다”며 “수련과 함께 다양한 연꽃과 수생식물, 카나 등이 기가막히게 어우러진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이 세상이 아닌 곳에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롱우드가든이 세계적인 정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비결로 그는 ‘체계적인 정원사 교육 시스템’과 ‘다양하고 좋은 질의 모종’을 꼽았다. 그는 “100년 넘게 한 공간에서 쌓인 다양한 식물지식과 노하우가 모두 문서화돼 있어서 배우기가 수월하다”며 “선배 정원사가 후배 정원사에게 직접 가르치는 과정도 체계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땅덩이가 큰 미국에선 다양한 모종을 전문적으로 길러 판매하는 재배 사업가들이 많은 것도 한국과는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4년 전 한국으로 돌아와 경기 용인의 에버랜드 정원사로 일하고 있다. 롱우드가든에서 사계절을 보내며 배운 정원 손질 기법을 에버랜드에서 활용하는 중이다. 박씨는 “예전엔 한 공간에 한 색깔의 꽃만 심어서 단조로운 연출을 했지만 최근엔 일년초뿐 아니라 숙근초나 억새, 관목 등을 다양하게 섞어 심어 계절별로 다른 색감을 즐길 수 있도록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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