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베트남전 영웅' 채명신 장군

입력 2017-11-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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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근호 기자 ] 1963년 12월 미국은 한국이 베트남에 파병하지 않으면 주한미군 2개 사단 중 하나를 빼겠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1965년 9월 주베트남 한국군 사령부를 창설하면서 채명신 당시 육군 수도사단장을 초대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그는 남베트남 정부가 부패해 민심을 잃었음을 꿰뚫어보고 참전에 반대했으나 중책을 맡기로 했다. 주한미군이 떠나면 북한의 위협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베트남 한국군은 그의 지휘하에 맹활약을 펼쳤다. 1967년 미국 뉴스위크는 “어느 날 선생인 미군이 비범한 학생인 한국군이 자기보다 앞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1969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공로훈장을 받았다.

1926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그의 원래 꿈은 목사였다. 공산주의에 회의를 품고 1947년 남쪽으로 온 뒤 6·25전쟁이 터지자 총을 잡았다. ‘백골병단’이라는 유격부대를 이끌고 북한군 점령 지역에서 목숨 걸고 후방교란 작전을 펴며 큰 전공을 세웠다.

유력한 참모총장 후보였지만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 개헌을 끝까지 반대했고 그해 6월 전역했다. 2013년 11월25일 별세한 그는 26.4㎡ 장군 묘역 대신 3.3㎡ 남짓한 사병 묘역에 베트남전 참전 장병과 함께 묻어달라고 했다. 유언대로 그는 서울 현충원 사병 묘역에 안장됐다. 장군으로선 처음이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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