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콕 찍어 죽이는 방사선 치료기 나왔다

입력 2017-11-28 16:45   수정 2017-11-28 17:51


암 환자는 병마의 고통뿐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겪는 고통까지 감내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항암제 투약 과정에서 구토와 탈모, 피로감, 적·백혈구 감소 같은 부작용과 싸워야 한다. 방사선 치료는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지만 치료 과정에서 암 세포 주변의 정상 세포까지 방사선에 노출돼 파괴되는 단점이 있다.

박상덕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그룹 수석연구원 연구진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전기연구원과 암세포에만 정확하게 방사선을 쬐어 정상 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사선 치료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정상조직이 방사선에 노출되는 건 숨을 쉴 때마다 종양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암세포 주변으로 방사선을 넓게 쏘여줘야 한다. 연구진은 종양의 움직임을 실시간 포착하는 4D 영상 추적시스템과 고성능 방사선 발생 장치를 개발했다.

이수열 ETRI 책임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영상 추적시스템은 시간에 따라 바뀌는 암 세포의 모습과 위치를 입체 영상으로 보여 준다. 치료 정밀도를 높이고 종양 주변 정상 조직의 피폭량을 크게 줄였다. 고성능 방사선 발생장치는 김정일 전기연 책임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했다. 선형가속기의 원리를 활용한 이 장치에선 기존장치보다 주파수가 3배 높은 방사선이 나온다. 주파수가 높고 파장이 짧은 X밴드급 선형가속기가 달려있어 암 치료기의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 또 방사선을 막기 위해 평균 1.5m에 이르는 두꺼운 벽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가톨릭대 장홍석·강영남 교수 연구진은 환자 안전을 위해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방사선량을 예측하는 치료계획 시스템을 개발했다. 국내 벤처회사 쎄크는 방사선 발생장치 요소 부품인 엑스레이 타겟과 전자빔 윈도를 개발해 공급했다. 현재 이 방사선 치료기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설치됐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더 정밀하고 빠른 암 치료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독일, 스웨덴 기업이 주도하는 방사선 암 치료기를 수입품의 70% 가격에 국내 기술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5년 기준 세계 방사선 치료기 시장 규모는 6조3000억원에 이른다. 박상덕 수석연구원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 방사선 치료기 시장의 10%를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지원하는 창의형융합연구사업(CAP)으로 추진됐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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