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내년 한 해 '일감절벽' 버틸 실탄 확보

입력 2017-12-06 18:14   수정 2017-12-07 05:10

유상증자 1.5조 어디에 쓰나

차입금 상환·구조조정 추진
"2019년 플랜트 일감 풀려"



[ 안대규/좌동욱 기자 ] 삼성중공업이 6일 유상증자를 통해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수혈키로 했다. 유가 상승과 업황 회복으로 2019년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만큼 내년 수주절벽으로 인한 마지막 고비를 넘겨보겠다는 뜻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경영진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에도 나서기로 했다.

◆내년 악재 미리 반영

이날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 계획과 함께 이례적으로 대규모 예상 영업손실 전망을 공개했다. 올들어 3분기까지 700억원 규모의 누적 영업이익을 냈으나 4분기 5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여 연간으로 49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수치를 내놓았다. 내년에도 2400억원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예측했다. 회사측은 ”기업 현황을 선제적이고도 투명하게 공개해 추후 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올해 영업손실중 절반이 넘는 2800억원 가량은 계획했던 인력감축 차질 등 원가 절감에 실패하면서 발생했다. 삼성중공업은 당초 자구안에 직원 1만2000여명 가운데 올해 1500명 가량을 감축하고 내년까지 3000명 가량을 줄일 방침이었다. 하지만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700명 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생산직 등 임금 10% 반납도 무산됐다. 수익성이 낮은 해양플랜트에 대해 충당금을 더 쌓고, 매각을 추진 중인 드릴십과 반잠수식 시추설비(각각 5억달러 규모)에 대해 ‘엄격한’ 가치 평가를 하면서 손실폭이 커졌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예상되는 2400억원 영업손실도 재료비 인상 등 각종 악재를 선제적으로 반영했다“고 말했다.

올해 수주 실적(67억달러)은 나쁘지 않지만 2019년부터 본격적인 조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내년 ‘일감 절벽’은 여전히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예상 매출은 5조1000억원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회사측은 2019년부터 매출이 회복되고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영진도 대거 개편

박대영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도 교체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신규 사내이사로 남준우 거제조선소장 부사장, 정해규, 김준철 전무 등을 선임하는 안건을 내달 임시주총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사내이사 자리가 세 자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박대영 사장과 전태흥, 김효섭 부사장이 등기임원 자리에서 빠지게 되는 것이다.

내년까지 예상되는 수천억원 적자에 대한 문책과 함께 '60대 이상 퇴진'이라는 삼성그룹의 최근 인사 기조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신임 사내이사로 사장이 유력한 남준우 거제조선소장(부사장)은 59세이고 부사장으로 예상되는 정해규 경영지원실장(전무)은 55세, 김준철 해양PM 담당 전무는 58세다.

삼성 안팎에서는 유상증자와 경영진 개편을 계기로 그동안 밀렸던 계열사 사업 재편 및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장으로 복귀한 정현호 사장이 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신설된 사업지원TF는 삼성전자 및 전자 계열사들의 전략 및 인사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 조직이다. 지난 3월 해체된 그룹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의 여러 업무 중 꼭 필요한 핵심 기능을 다시 살린 것이다.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삼성의 중공업 계열사들의 대주주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들이다.

◆재무구조 대폭 개선

내년 5월까지 1조5000억원규모의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삼성중공업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순차입금(회사채 포함) 3조1000억원 가운데 77%인 2조4000억원을 내년에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채의 경우 내년 5000억원 가량 만기가 도래하는 데 이를 모두 갚을 방침이다. 내년 유상증자와 차입금 상환이 완료되면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현재 140%대에서 내년말 95%까지 떨어질 것으로 금융권은 예상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부나 채권단에 손을 벌리지 않고 계열사 주주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선박 건조를 위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 결정을 계기로 선박금융 분야에서도 숨통을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중공업도 현대중공업처럼 은행들이 순번을 정해가며 RG를 원할하게 발급해주는 ‘RG순번제’를 곧 시행할 예정이다.

안대규/좌동욱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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