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네시아와 상용차 합작

법인 세우고 동남아 공략 나서


[ 장창민 기자 ]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상용차 합작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에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의 교류·협력 강화 계획을 담은 ‘신남방정책’을 발표한 뒤 나온 첫 결실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12일 서울 여의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알타그라하(AG)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내년 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상용차 전문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신설법인은 생산과 판매, 사후서비스(AS) 등을 총괄한다.

생산은 현대차의 부품을 들여와 제작하는 반제품 조립생산(CKD) 방식으로 이뤄진다. 초기 투자 비용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위탁 생산공장은 합작법인 전용 생산설비를 갖추고 품질, 납기 등을 관리할 예정이다.

엔진과 주요 부품은 대부분 한국 공장에서 생산돼 인도네시아 현지에 공급된다. 현지 조립공장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국내 수출 물량도 늘어나는 구조다. 인도네시아 내 본격적인 상용차 생산은 내년 하반기 시작된다. 연간 생산량은 약 2000대다. 현대차는 초기엔 대형트럭 엑시언트와 중형트럭 뉴마이티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와 손잡은 AG그룹은 1973년 설립된 인도네시아 10위권 업체로 현지에서 현대차의 상용차 판매를 담당하는 대리점의 모기업이다. 현대차는 합작법인을 앞세워 일본 업체가 장악한 인도네시아 상용차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일본 업체들은 인도네시아 상용차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합작법인은 인근 동남아 국가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도 맡는다. 인도네시아 인근 동남아 국가들은 한국산 완성차에 30~80%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제품은 아세안 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무관세로 역내 수출이 가능하다. 이번 합작 계약은 지난달 9일 문 대통령이 신남방정책을 공개한 뒤 빠르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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