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어라" "마셔라"… 연말연시 과한 음주에 위와 간은 웁니다

입력 2017-12-29 16:44   수정 2017-12-30 06:11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알코올로 생기는 질환과 숙취 예방법

음주 다음날 이상증상 계속 땐
숙취라 방심 말고 병원 찾아가야

속쓰림 잦다면 역류성 식도염
허기 느껴지면 저혈당 가능성
상복부 통증 땐 췌장염 의심

음주때 물 충분히 마시고
맵고 짜고 기름진 안주 피해야



[ 이지현 기자 ]
술 약속이 많은 연말, 연초에는 음주 때문에 건강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폭음 때문에 다음날 숙취로 고통스러워하는 직장인이 많다. 술 때문에 역류성 식도염, 알코올성 지방간 등의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알코올로 인해 생기기 쉬운 질환과 숙취를 줄이는 음주법에 대해 알아봤다.

아세트알데히드 쌓여 생기는 숙취

숙취는 술에 포함된 에틸알코올이 혈액이나 간에서 분해되며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이 생겨 나타나는 증상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로 분해돼야 하는데 과음을 하면 ALDH가 부족해 독성이 강한 아세트알데히드가 그대로 혈액에 쌓인다. 속쓰림, 메스꺼움, 구토, 현기증,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붉게 바뀌는 사람은 ALDH가 선천적으로 부족한 사람이다. 알코올 분해 능력이 다른 사람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과음하면 알코올성 지방간, 간암, 간경화, 심뇌혈관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급성 심장마비로 생명을 잃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술 마시는 것을 삼가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적정 음주량을 남성 40g, 여성 20g으로 권고한다. 소주를 기준으로 남성은 5잔, 여성은 2.5잔이다. 폭음은 남성 소주 7잔, 여성 소주 5잔 정도다. 몸속에 아세트알데히드가 계속 쌓이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음주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 이유다.

술 때문에 역류성 식도염 앓는 환자 많아

술 때문에 생기는 대표 질환 중 하나가 역류성 식도염이다. 위의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질환이다. 식도와 위 사이에는 괄약근이 있다. 괄약근의 압력이 줄거나 자주 열리면 위속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고 식도 점막이 손상돼 염증이 생긴다. 술과 기름진 음식은 괄약근 압력을 줄이는 데 영향을 준다. 식도는 위와 달리 위산을 보호할 수 있는 점막이 없다. 위산에 더욱 취약하다.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면 속쓰림 증상이 나타난다. 트림을 자주 하고 신물이 넘어오며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는 증상도 호소한다. 가슴에 답답함과 통증도 느낀다. 위산분비 억제제나 제산제, 장운동 촉진제 등을 복용해 치료할 수 있다.

술은 지방간이 생기는 중요한 원인이다. 간 무게의 5% 이상이 지방일 때 지방간이라고 한다. 술을 자주 마시면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될 시간이 부족해지고 체내 영양 부족으로 지방간 등 간질환이 생길 위험이 크다. 지방간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지나치기 쉽다. 피로, 전신 권태감, 오른쪽 윗배 통증 등이 있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김기덕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장은 “지방 축적 정도와 기간, 다른 질환 동반 유무에 따라 증상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지방간을 가볍게 여겨 장기간 방치하면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폭음을 하면 중성 지방이 늘어 동맥경화 위험도 커진다. 혈관 안쪽을 덮는 내막에 콜레스테롤 등 각종 노폐물이 쌓인다. 노폐물 때문에 혈액이 잘 돌지 않으면 협심증, 심근경색이 생길 위험이 크다. 폭음은 뇌세포에 혈액 공급도 방해한다. 뇌에 나쁜 영향을 준다. 술자리 후 복통이 심해진다면 췌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원장(내과 전문의)은 “알코올은 간뿐 아니라 온몸의 장기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며 “숙취 증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술 마신 다음날 속쓰림 증상이 심하다면 위에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위 점막이 손상되면 반사적으로 구토를 하게 된다. 식도가 손상되면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고 심하면 위와 식도 경계 부위가 압력으로 파열돼 피를 토하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속이 좋지 않은데 허기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알코올이 포도당 합성을 방해해 혈당수치가 낮아지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당 조절에 장애가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서 자주 생긴다. 과음 후 공복이 심한 증상을 반복적으로 느낀다면 저혈당 증세는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급성 췌장염도 흔하다. 상복부 통증이나 등·가슴 쪽으로 극심한 통증이 뻗어나가면 의심해야 한다. 몸을 웅크릴 때 통증이 완화된다면 급성 췌장염일 가능성이 높다. 단순한 복통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받아야 한다. 심뇌혈관 질환이 의심될 때도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전 원장은 “알코올은 혈압과 심장박동수에 영향을 미친다”며 “심한 두통이나 현기증, 가슴 두근거림, 흉통 등이 있으면 즉시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숙취 증상은 술 마신 다음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면 다른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간 쉴 수 있는 시간 보장해야

술로 인한 건강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다. 그럴 수 없다면 섭취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알코올은 화학반응을 거쳐 대개 일정한 속도로 제거된다. 술을 빨리 깨는 방법은 없다. 성인 남성의 알코올 제거율은 대개 시간당 1잔 정도다. 새벽까지 음주하거나 10잔 이상 마시면 다음날에도 지장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간을 보호하기 위해 음주는 1주일에 3회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손상된 간세포가 회복하는 데 3일 정도 걸리기 때문에 한 번 술을 마신 뒤 3일 정도는 쉬어야 한다.

술을 마실 때 물을 충분히 마시면 알코올 농도를 낮춰 세포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술 한 잔에 물 한 잔꼴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혈중알코올농도가 빨리 올라간다. 위장 자극을 줄이기 위해서도 음주 30분 전 탄수화물을 간단히 섭취해야 한다. 기름진 안주는 알코올 분해를 방해한다. 삼겹살보다 목살을 먹는 등 저지방 고단백 안주를 선택해야 한다. 빨간 국물이 있는 자극적 음식은 술로 자극받은 위장을 더 자극할 수 있다. 짜고 매운 음식은 간을 더욱 피곤하게 한다. 치즈, 두부, 생선 등 고단백 음식 또는 채소,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 흡수를 늦추고 타우린 성분이 든 조개류 등의 안주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김기덕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장,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원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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