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화장품, 중국 '짝퉁'과의 전쟁 시작

입력 2017-12-29 17:25   수정 2017-12-30 13:23

한경미디어 뉴스룸-BUSINESS

설화수는 '설안수' '설연수'로…수려한은 '수여한'으로



[ 김영은 기자 ]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위조품(짝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설안수’나 ‘설연수’로 둔갑해 팔리고 있었고 LG생활건강 수려한의 짝퉁 이름 ‘수여한’을 검색하자 100페이지가 넘는 상품이 등장했다. 패키지나 상품 구성이 정교해 한국 사람이 봐도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갈수록 늘어나는 짝퉁 화장품

중국은 화장품 시장 규모 면에서 세계 2위 수준이다. 시장 규모 확대율은 세계 1위다. KOTRA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57%가 외국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될 만큼 외국 화장품에 관심이 높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위조 화장품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소비자·인터넷협회가 발표한 ‘중국 화장품 안전지수 보고’에 따르면 온라인몰에서 판매된 유명 화장품 브랜드 제품 중 20%는 짝퉁 화장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짝퉁’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가뜩이나 한국 화장품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짝퉁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까지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청과 KOTRA가 공동으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종결된 판결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위조 화장품 사건은 총 1509건이며 이 중 민사사건은 1350건, 형사사건은 159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장된 인민법원의 판결문 자료에서 확인한 형사처분 건으로, 실제로는 더 많은 사건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8월에는 중국에서 가짜 한국 화장품 23t을 제조해 판 중국인이 붙잡혔다. 340억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중국 공안은 이 사건 피해자만 1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대책 마련 부심하는 국내 업체

국내 업계는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자체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전에 위조품이 시장에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주요 시장과 공장을 대상으로 상시 모니터링과 조사를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가격이 현저하게 낮거나 위조가 의심되는 제품을 구입해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와 함께 위조품 제조 공장, 판매 상점 등 위조품 유통 채널을 단속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2016년에는 중국 최대 온라인기업 알리바바그룹과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제품 모방을 어렵게 하려고 용기 디자인에 차별화를 두고 있다. 특히 ‘후’ 제품 뚜껑 부분에 ‘연꽃’을 형상화한 디자인은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정교한 조각으로 이뤄져 있다. ‘숨’도 용기의 유리 부분이나 뚜껑 금속 장식에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디테일을 줌으로써 정교함을 강화한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여전히 중국 온라인 시장 속 짝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중국의 짝퉁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는 만큼 중국 당국의 좀 더 적극적인 대응과 지식재산권 인식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영은 한경비즈니스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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