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AFTA 탈퇴 선언 임박"… 캐나다는 벌써 후속전략 '시동'

입력 2018-01-11 19:15  

로이터, 캐나다 정부 소식통 인용
탈퇴 선언해도 6개월 효력 남아
캐나다, 미국 주정부 설득 등 분주

미국 요구한 5년 '일몰 조항' 등 이견
탈퇴 무기로 유리한 고지 선점 포석
백악관 "변한 것 없다" 탈퇴설 부인

멕시코 페소·캐나다 달러 '출렁'
미국 재계 반발… GM 주가도 하락



[ 박수진 기자 ] 미국이 곧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를 선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 상공회의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NAFTA 탈퇴 선언을 중단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 6차 협상을 앞두고 NAFTA가 존폐 기로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상 테이블서 즉각 철수는 불분명”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캐나다 정부 관계자 두 명을 인용,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곧 NAFTA 탈퇴를 선언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재협상에 나서 다섯 차례 회의를 했으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6차 협상은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열릴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이 있더라도 미국이 즉각 협상 테이블에서 철수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협정 당사자가 일방 탈퇴를 선언해도 협정이 공식 폐기되기까지는 6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한 뒤에도 미국 정부 대표단에 협상을 계속 진행토록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얼마든지 탈퇴 선언을 무기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 선언을 하더라도 미 의회가 반발해 협정 탈퇴를 번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캐나다 정부는 NAFTA와 긴밀한 이해관계를 가진 미국 주(州)정부와 해당 지역 출신 의원들을 상대로 모든 경로를 통해 막바지 설득 작업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일몰조항 등 이견 커

미국은 NAFTA 재협상에서 세 가지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자동차 및 부품의 원산지 규정을 강화해 미국산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또 5년마다 재협상을 벌여 타결되지 않으면 협정을 자동 폐기하는 일몰조항 삽입을 요구하고 있다. 무역갈등 발생 시 중재절차(협정 19조) 대신 국내법을 적용하자는 주장도 한다. 캐나다는 협정 19조 폐기를 거론하면 협상장에 앉지도 않겠다며 버티고 있다.

미국은 시간이 없다. 오는 7월1일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멕시코는 3월 말까지만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대로라면 더 협상할 기회가 한 번밖에 없다. 워싱턴 소식통은 “미국으로선 협상 타결을 위해 충격요법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 재계는 펄쩍 뛰고 있다. 존 도너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워싱턴DC 상의에서 한 연설에서 “NAFTA 폐기는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NAFTA 탈퇴 선언은 감세와 규제 완화로 이룬 진전을 다섯 걸음 뒤로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3개국 금융시장 ‘요동’

이날 미국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미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 주가는 2.4% 하락했다. GM은 멕시코에 14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이 NAFTA에서 탈퇴하면 멕시코 GM 공장에서 들어오는 자동차는 25% 관세를 물게 된다.

멕시코 페소화 환율은 장중 전날 종가보다 0.9% 오른 달러당 19.41페소를 찍었다.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캐나다달러 환율도 달러당 1.2574캐나다달러로 0.9% 상승했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NAFTA에 대한 기본 입장은 변한 게 없다”고 탈퇴설을 부인했다. 캐나다 정부도 탈퇴 관련 발언 등을 부인했다. 멕시코 페소와 캐나다달러 환율은 오후에 안정을 되찾았다.

미국의 통상전문 매체인 인사이드US트레이드는 정반대 전망을 내놨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농업 관련 단체를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이전과 달리 NAFTA 탈퇴 가능성과 일몰조항 도입 등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농업 비중이 큰 주 출신 상원의원들은 4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멕시코가 벌써부터 농산물 수입처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으로 옮기고 있다”며 탈퇴 선언 불가를 설득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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