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이 옳았다"… 4차 산업혁명 타고 '직류' 부활

입력 2018-01-17 19:34   수정 2018-01-18 17:48

LS산전 직류변환 사업 날개
카페스(KAPES)서 변환설비 건설사업
1765억 수주… 매출의 8%

구자균 회장 "130년 만에 찾아 온 변화 올라탈 것"

DC가 새로운 트렌드
교류보다 에너지효율 높고 전자파 문제도 발생 안해
신재생에너지 송전용 '각광'

삼성·LG도 DC배전 맞춰 가전제품 개발 연구 나서



[ 고재연 기자 ]
1893년 미국 시카고에서는 전력 역사의 획을 그을 논쟁이 붙었다. 시카고 만국박람회장에 25만 개 전구의 불을 어떤 방식으로 밝히느냐를 놓고서였다. 토머스 에디슨은 직류(DC) 송배전을, 니콜라 테슬라는 교류(AC) 송배전을 표준 전기시스템으로 선택하자고 주장했다. 결과는 테슬라의 승리. 당시 에디슨이 주장한 DC 방식은 120V의 직류로 전기를 생산해 전압을 높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후 테슬라에게는 ‘에디슨을 이긴 과학자’라는 칭호가 붙었다.

◆다시 주도권 잡은 DC

최근 100년 동안 AC에 밀린 DC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DC 전원(電源)인 신재생에너지가 각광받는 데다 4차 산업혁명으로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설치 비용은 비싸지만 전력 효율이 높은 DC 송배전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한국전력도 2020년부터 국내에서 DC 전력 송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LS산전은 17일 한전과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합작사인 카페스(KAPES)로부터 ‘동해안~신가평 HVDC(초고압직류송전) 변환설비 건설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1765억5000만원이다. 2016년 연결기준 매출의 7.98%에 달한다. 한전이 울진 등 동해안지역 발전단지에서부터 수도권까지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진행하는 이 사업은 수조원 규모다.

HVDC 기술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AC를 DC로 변환해 필요한 곳까지 송전한 뒤 다시 AC로 바꿔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차세대 전력전송기술이다. 지금까지 AC 방식으로 송전하던 시스템을 DC 방식으로 전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항상 일정한 전압과 극성을 가지고 있는 DC 방식이 AC 방식에 비해 송전 과정에서의 전력 손실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 안정화에도 도움이 돼 대규모 순환정전의 위험성이 적다.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DC가 외면받은 이유는 설치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DC 송전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DC 송전 방식으로 전환해 전력 효율을 높이는 것이 설치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공감대도 생기고 있다.

◆DC가 바꿀 미래

이미 중국, 인도 등지에서는 HVDC 방식으로 시스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장거리 송전에도 전력 손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갈등 비용도 줄일 수 있다. AC 송전 방식에 비해 전력 손실이 적어 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적다.

전자회사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전자는 DC 전력 공급에 대비해 DC 가전제품 개발에 나섰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DC 방식으로 송전해 DC 가전을 사용하고 전기차를 충전하는 ‘DC 생태계’가 구축되는 것이다.

LS산전은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1년 1100억원을 투자해 부산 화전산업단지에 HVDC 전용 공장을 구축했다. 지멘스와 ABB, GE 등 3대 글로벌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HVDC 시장에서 변환용 변압기, 싸이리스터 밸브 등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국산화를 통해 부품 비용을 낮춰 DC 송전의 설비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DC 송전부터 배전까지 제품 핵심 기술과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LS산전은 국내 시장에서 사업 경력을 쌓은 뒤 글로벌 HVDC 시장에 본격 진입할 계획이다. 구자균 LS산전 회장은 “DC 전원 수요 확대는 130년 만에 찾아온 큰 변화”라며 “LS산전은 글로벌 전력 시장에서 DC와 연계한 스마트그리드 기회를 반드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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