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많은 목표전환 펀드의 '함정'

입력 2018-01-29 17:52  

증시 상승기엔 수익률 제한… 내릴 땐 남들과 똑같이 하락

일정 수익 내면 채권형 전환

주식형 펀드처럼위험은 똑같은데 수익은 제한
"다른 펀드로 갈아타라" 권유… 판매사들 수수료 수입 챙겨



[ 나수지 기자 ]
목표전환형 펀드가 쏟아지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5~7%가량 수익을 내면 채권형으로 자동 전환해 수익률을 유지하는 펀드다. 주식시장 상승세에 힘입어 조기에 수익률 목표를 달성한 펀드가 늘면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펀드를 언제 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목표전환형 펀드가 주식형 펀드와 같은 위험(리스크)을 지면서도 수익을 더 낼 기회는 없는 데다 단기 투자를 조장하는 상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목표전환 펀드, 왜 인기 끄나

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목표전환형 공모펀드는 59개가 출시됐다. 최근 10년간 가장 많다. 직전 최고치인 2011년(26개)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도 목표전환형 펀드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새해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4개 상품이 나왔다.

목표전환형 펀드가 인기를 끄는 건 지난해부터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조기에 목표를 달성한 펀드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이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과 12월 각각 내놓은 ‘하이 중국4차산업 목표전환형’은 설정 후 3~4주 만에 7% 목표수익을 달성해 채권형으로 전환됐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원하는 수익을 내려는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하는 상품”이라며 “수익률 추이를 확인해가며 환매 시점을 고민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목표수익을 내면 투자를 멈출 수 있는 것도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심하는 투자자도 목표전환형 펀드에 주목하고 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많이 올라 주식 투자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투자자들이 위험관리 차원에서 목표전환형 펀드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상승세에 동참하고 싶지만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 목표치만큼만 수익을 내려는 사람이 투자한다는 얘기다.

투자자들의 목표 수익률이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주식 기준 연간 목표수익률은 10년 전인 2007년에는 30.9%에 달했지만 2012년에는 16.4%, 2016년에는 7.1%까지 떨어졌다. 높은 수익률 대신 목표전환형 펀드처럼 5~7%가량 수익만 내면 만족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이다.

◆‘단타 펀드’의 함정

목표전환형 펀드에도 함정은 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운용사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공모펀드와 비슷하게 투자한다. 예를 들어 A펀드가 있으면 목표전환형 펀드는 ‘A 목표전환형’으로 이름을 새로 달고 투자자를 모집한다. 포트폴리오는 거의 같고 일정 수익을 내면 주식 투자를 멈춘다는 점만 다르다. 기존 A펀드에 투자해도 수익률은 똑같이 낼 수 있는 셈이다.

주식시장 상승기에는 목표전환형 펀드가 오히려 불리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목표전환형 펀드는 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는 범위가 5~7%로 막혀 있는데 떨어질 가능성은 주식형 펀드와 동일하다”며 “리스크(위험)는 기존 주식형 펀드와 똑같이 지는데 이익을 낼 수 있는 범위만 정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목표전환형 펀드가 ‘단타 투자’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증권사, 은행 등 금융상품 판매사에서 목표전환형 펀드가 목표를 달성하면 다른 목표전환형 펀드로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경향이 짙어서다. 이렇게 하면 판매사는 고객이 한 펀드에 가입해 길게 투자하는 것보다 많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한 번 목표전환형 펀드에 가입해 수익을 낸 고객들은 또다시 같은 방법으로 단기 수익만을 좇는다”며 “상품 수수료를 많이 받을 수 있어 거절할 수 없지만 장기 투자에 비해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같이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 목표전환형 펀드

국내외 주식에 투자해 5~7%가량 정해진 수익률 목표를 달성하면 자동으로 주식을 처분하고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펀드.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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