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범에 길 열어준 건 반역행위" vs 여당 "점거 시위는 국제 망신"

입력 2018-02-25 19:18   수정 2018-02-26 06:52

'김영철 방남'으로 갈라진 정치권

한국당, 통일대교서 저지 시위
홍준표 "김영철 개구멍으로 들어와"
유승민 "문재인 정부가 전범 비호"

여당 "남북대화 없이 비핵화 요원"
"도저히 이해 못할 작태"
민평당 "한국당, 한반도 평화 훼방"



[ 유승호 기자 ]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방문을 놓고 정치권이 둘로 쪼개졌다. 자유한국당은 25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김영철 방문을 저지하기 위한 농성을 한 데 이어 서울 청계광장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비상대책회의’를 여는 등 장외 투쟁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을 향해 “국제적 망신”이라며 장외 투쟁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당은 지난 24일 오후 7시부터 통일대교 남단 도로에서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 등이 참여했다. 김영철 방문 경로로 예상된 통일대교를 막고 ‘육탄 저지’에 나서겠다는 것이었다.

농성은 25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의원 90여 명이 합류했고, 당원과 보수단체 회원들까지 수백 명이 집결했다. 농성 현장에선 “사살하라” “철천지원수” 등 격한 표현이 나왔다. 한국당 측에서 길을 막기 위해 가져온 차량과 경찰 버스가 뒤엉키고 일부 한국당 당원과 경찰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국당은 김영철 일행이 통일대교 동쪽 전진교를 통해 남쪽으로 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전 11시30분께 농성을 중단했다. 홍 대표는 “김영철이 개구멍으로 들어온 것 같다”며 “김영철을 그리 편안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은 끝내 대한민국 국민이 부여한 권력으로 살인마 전범 김영철에게 그들만이 아는 샛문을 열어 줬다”며 “분명한 권력 남용이고, 국정 농단이며, 반역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서울로 이동해 청계광장에서 ‘김영철 방한 저지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록 한국당이 통일대교 남단에서 김영철을 비틀어 자빠뜨려버림으로써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내진 못했지만 이 땅의 모든 애국 시민이 김영철을 결코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한국당은 26일에도 청계광장에서 ‘김영철 방한 규탄 국민대회’를 여는 등 장외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천안함 46 용사를 살해한 전범 김영철을 거부하기는커녕 청와대 통일부 외교부 국가정보원 국방부에 민주당까지 총동원돼 전범을 비호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한마디도 안 하고 비겁한 투명인간처럼 뒤에 숨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장외 투쟁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작태”라고 비판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이 도로에 드러눕고 점거하는 등 과격한 시위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제적 망신이고 국민이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대화는 물론 북·미 대화 없이는 한반도 비핵화는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백 대변인은 김영철이 2014년 남북군사회담 북측 대표로 나왔을 당시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대화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환영한 점도 재차 거론했다.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했다.

민주평화당은 한국당의 통일대교 점거 농성에 대해 “평창올림픽 최악의 오점”이라며 민주당에 동조했다. 최경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국당의 행위는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훼방놓으려는 행태에 불과하다”며 “한반도 평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보 이슈를 놓고 민주당·민평당과 한국당·바른미래당 간 대립 구도가 분명해졌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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