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우디 원전, 미국과 손잡고서라도 따내야하는 세 가지 이유

입력 2018-03-18 18:10  

사우디아라비아가 2030년까지 건설하기로 한 20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2기 수주를 둘러싸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5개국 가운데 어느 나라가 ‘쇼트리스트’(예비사업자 명단)에 포함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탈원전 정책과 원전 수출을 분리해 접근하기로 한 한국 입장에서 사우디 원전 수주전이 갖는 의미는 크다. 첫째, 전문인력, 연구개발 등 원전 생태계에 미칠 영향이다.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 원전 수주에 성공한다면, 국내 원전 건설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원전 생태계가 중동을 발판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길이 열릴 것이다. 국제 에너지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점치기 어려운 환경에서 원전 경쟁력 유지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둘째, 통상·북핵 등 상호 현안이 많은 한국과 미국이 손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이다. 1979년 스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세계 원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미국의 이번 수주전 참여는 사우디가 이란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점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미국이 핵연료 재처리 등 사우디가 원하는 당근을 제시할 수 있다면, 한국은 원전 건설의 경제성·효율성 등에서 다른 국가와 비교할 수 없는 우위를 자랑한다. 한국과 미국이 컨소시엄을 이룬다면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해외 원전시장에서 중국 러시아 등의 싹쓸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에 맞선 한국의 또 다른 시장 개척 가능성이다. 한국으로서는 미국은 물론 원전시장 진출을 노리는 UAE, 여기에 사우디까지 끌어들이는 ‘그랜드 협력 모델’을 구상해 볼 만하다. 이게 실현된다면 ‘원전 부흥’을 표방하는 미국 시장 진출은 물론이고 제3국 시장 진출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 정상외교는 이럴 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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