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 대입제도 개편 결정 앞두고
수능 연 2회, 절대평가 논의 '솔솔'
대입 단순화·간소화 원칙과는 거리
오는 8월 있을 2022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편을 앞두고 다양한 개선방안이 제기된다. 그중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손보는 안도 포함돼있다. 수능 연 2회 실시,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 등이 그것이다.
수능 2회 실시 검토안에는 예상외로 무게감이 실린다. 진원지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수능의 절대평가 전환과 함께 연 2회 실시를 종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 2회 시험은 수능이 처음 도입되던 1994학년도가 유일했다. 1·2차 시험의 난이도가 달라 수험생 혼란이 컸다. 이런 맹점 탓에 2회 실시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으나 절대평가로 바뀌는 수능에서라면 시도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포인트는 조금씩 다르지만 수능 연 2회 실시 논의가 잇따랐다.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은 올 1월 열린 제2차 대입정책포럼에서 현행 객관식 오지선다형 ‘수능Ⅰ’과 논술·서술형 ‘수능Ⅱ’로 나눠 연 2회 시행하는 안을 언급했다. 이달 16일엔 한국교육평가학회 세미나에서 이규민 연세대 교수가 분리형 수능을 제안했다. 그는 “수시전형 시작 전에 공통과목을 보는 수능Ⅰ, 정시전형 시작 전에 선택과목을 보는 수능Ⅱ를 치르자”고 했다.
김 처장은 서울경인지역입학관련처장협의회장, 이 교수도 교육부 수능개선위원회의 수능개편정책 연구책임자였다. 중량감 있는 제시안으로 볼 수 있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 논쟁도 재연될 조짐이다. 결국 택일하지 못하고 ‘1년 유예’되긴 했으나 교육부는 작년 8월 이미 전과목과 일부과목 절대평가의 두 가지 시안을 내놓은 바 있다.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21일 ‘전과목 9등급 절대평가’ 안을 제시했다. 전과목 절대평가에 따른 변별력 저하는 동점자에 한해 수능 원점수를 제공, 보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능 논의가 보다 복잡해지는 방향이라는 것. 명쾌하지가 않다.
연 2회 수능은 변별력 문제가 걸린다. 두 번의 시험 난이도를 잘 조절할 수 있을까? 그간의 수능 난이도 논란을 생각하면 “글쎄”다. 논·서술형 수능은, 최소한 현행 체제에서는 이상론 같다. 논·서술형 문항 채점의 객관성을 어떻게 보증할 것인가? 분리형 수능도 마찬가지다. 공통과목 위주 수능Ⅰ에만 응시하는 수험생이 얼마나 될까. 현실적으로 대다수가 수능Ⅱ까지 볼 것이다. 굳이 2회로 나눌 필요가 있겠나. 절대평가 역시 그렇다. “동점자에 한해”라고는 하지만 결국 원점수로 우열을 가린다면 얼마나 실효성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선 곤란하다. 대입제도 개편은 가급적 간명해야 한다. 그래야 대중이 직관으로 이해하고 손쉽게 수용한다. 단순한 설명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른바 ‘오캄의 면도날’이다. 스티브 잡스도 애기했다. “단순한 게 최고다(Simple is the best).” 추진 동력은 거기서 나온다.
왜 ‘비중 조정’이라는 비교적 간단한 방편을 우선순위로 다루지 않는가? 시험 횟수를 늘리고 절대평가로 바꾸고… 이런 논의가 의미 없는 건 아니다. 필요하다. 단 전체 대입에서의 수능 비중 조정으로 당면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면 그것부터 하는 게 맞다.
지금 대입 구도에서 수능은 학생부종합전형과 떼어놓고 말하기 어렵게 됐다. 대학 입학사정관조차 “학종을 줄여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수능 비중이 지나치게 줄어든 게 문제, 학종 비중은 과도하게 늘어난 게 문제라 보는 이들이 많다면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비중 조정과 수능 자체의 변화를 균형 있게 다루는 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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