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LG'의 부활?… 실리콘웍스, 자체 생산공장 인수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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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3-30 19:13   수정 2018-03-31 07:06

'반도체 LG'의 부활?… 실리콘웍스, 자체 생산공장 인수 나섰다

반도체 사업 손뗀지 19년 만에
신규 설비 건립까지 가능성 열어
생산시설 갖추면 삼성·SK처럼
설계~생산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LG계열사 전력반도체 수요 늘어
TV·자동차에 필요한 반도체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 가능해져
매그나칩반도체 등 인수 유력



[ 노경목 기자 ] LG그룹 계열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인 실리콘웍스가 자체 반도체 생산 공장 확보에 나섰다. LG전자 VC사업본부(전장사업 담당) 등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시스템 반도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1999년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사업을 넘긴 이후 19년 만에 LG그룹이 반도체를 생산한다.

◆직접 생산 나서는 이유는

전자업계 관계자는 30일 “실리콘웍스가 국내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며 “기존 공장 인수는 물론 신규 설비 건립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웍스는 TV 등 LG전자 제품에 사용되는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해 SK하이닉스 시스템IC, 매그나칩반도체 등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해 왔다. 실리콘웍스가 생산시설을 갖추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하는 종합반도체업체(IDM)가 된다.


실리콘웍스가 반도체 자체 생산을 타진하는 이유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LG 계열사들의 반도체 수요 때문이다. LG전자가 자동차 부품 사업에 진출하고, LG디스플레이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크기를 키우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품질이 중요해지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한 뒤 조기에 양산하기 위해서도 자체 공장을 갖는 것이 유리하다.

TV용 전력반도체 공급이 세계적인 품귀를 겪으며 LG전자 사업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도 자체 생산설비 확보에 나선 이유다.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높은 서버용 전력반도체 수요가 급증해 인피니온과 미쓰비시 등이 TV용 전력반도체 생산을 줄인 결과다. 인피니온 등은 서버용 수요가 감소할 때를 대비해 설비 증설을 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IGBT와 모스펫 등 TV에 들어가는 전력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까지 우려된다.

실리콘웍스가 자체 공장을 갖게 되면 LG전자는 안정적인 전력반도체 공급처를 얻는다. 실리콘웍스는 장기적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등까지 영역을 확장해 LG 계열사들을 지원할 전망이다.

○기존 파운드리 인수가 유력

LG그룹은 지주사인 (주)LG가 2014년 인수한 실리콘웍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 계열사이자 반도체 소자 시험검사업체인 루셈이 집적회로 사업을 2015년 실리콘웍스에 넘겼으며, LG전자도 디스플레이 칩 설계 사업 관련 자산 및 인력을 이전했다. 지난해에는 LG전자가 설계한 주요 반도체를 판매·양산할 수 있는 권한도 넘겨 실리콘웍스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실리콘웍스가 신규 설비를 짓기보다는 기존 파운드리를 인수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력반도체 생산이 급한 가운데 새로 설비를 지으려면 2년 가까이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실리콘웍스 관계자들은 국내 파운드리인 SK하이닉스 시스템IC와 매그나칩반도체는 물론 중국에서도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가장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매그나칩반도체를 꼽는다. 2004년 이 회사를 사들인 미국계 사모펀드 애비뉴캐피털은 2009년부터 이 회사를 팔기 위해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 OLED 구동칩을 공급 중이며, 옛 LG반도체 시스템반도체 사업부 부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지 못한다는 것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LG전자 제품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며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대비 투자 규모가 작으면서도 아날로그 기술에 강한 LG의 DNA와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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