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대기업 임원, 고위 공무원, 변호사…'디에이치 자이 개포' 고소득자 대거 당첨

입력 2018-04-03 14:51  

수억대 연봉 고소득 수요자, 중도금 걱정 없이 청약해
"자산가만 로또 기회…채권입찰제 도입 필요성 대두"




‘디에이치 자이 개포’ 청약은 역시나 고소득자들의 잔치였다.

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디에이치 자이 개포’ 청약 당첨자 가운데 고위 공무원이나 대기업 임원,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 84㎡ 기준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자금이 10억원을 넘어서는 만큼,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계층의 수요자들이 로또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첨자 중에서는 대기업 임원도 포함됐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중대형 평형에 당첨된 A씨는 대형 건설사 전무다. 이 회사의 임원급 연봉은 3억원을 웃돈다. 여윳돈은 넉넉했지만 해외 현장에서 오래 근무하다보니 굳이 집을 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청약가점이 69점으로 높아 당첨에 어려움이 없었다.

대기업 과장 B씨도 중대형 평형에 당첨됐다. 고위 공무원인 남편에 결혼 이후 줄곧 맞벌이를 한 덕에 중도금 걱정 없이 청약할 수 있었다. 이 부부의 청약가점은 68점이었다. 중대형 평형에 당첨된 주부 C씨의 남편은 변호사다. ‘금수저’이기도 한 이들 부부는 강남구 대치동에 거주하는 10억대 자산가다.

한 분양 전문가는 “강남권에서 높은 전세금을 내고 무주택을 유지해온 고소득층이 청약에 몰렸다”며 “당첨자 대부분이 전세금에 저축예금 등을 더해 분양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자산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 취약계층을 위해 마련된 특별공급 물량 역시 높은 분양가격 탓에 고소득자에게로 돌아갔다. 40대 후반 남성 D씨는 특별공급으로 입주 자격을 얻었다. 늦은 결혼에 아이들이 어려서 점수가 높았다. D씨는 고소득 영업직에 종사하고 있고 아내도 맞벌이를 하고 있어 금전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옥수동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공무원 E씨도 가장 작은 평수에 청약해 당첨됐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청약이 수억원대 시세 차익을 벌어들이는 재테크 수단이 됐다”면서도 “고분양가에 중도금 대출까지 막히면서 결국 돈 있는 사람들에게만 로또 당첨의 기회가 주어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로또’ 당첨자들에게는 이미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으로부터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불법이지만 로열층, 로열동의 경우 분양가보다 훨씬 높은 거래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용 132㎡에 당첨된 한 수요자는 “분양가가 19억 정도였는데 중개업소에서 전화와서는 26억원까지 부르더라”고 털어놨다. 업계가 예상했던 시세 차익보다 2억~3억원 가량 더 높은 수준이다.

물론 당첨된 사람들이 모두 고소득자는 아니었다.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K씨는 막상 당첨은 됐지만 중도금 마련이 걱정이다. K씨는 “중도금을 내려면 전세집에서 월세집으로 이사를 가야할 판”이라며 “입주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적어도 5억원은 번다고 하니 돈을 빌려서라도 끝까지 가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개발이익을 운좋은 소수에게 나눠주는 것보다 채권입찰제 등으로 환수해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짓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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