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다리미 신제품 발표
취재진 대거 몰려 '성황'
여전한 브랜드 파워 과시
[ 문혜정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회의실.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전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같은 건물 5층 회의실에서 진행한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 때보다 카메라가 더 많았다. 주인공은 장관도 연예인도 아니었다.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54·사진)가 신제품 스팀다리미 ‘듀오스팀’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한 대표는 물론 장소를 빌려준 중기중앙회 관계자들도 높은 관심에 깜짝 놀랐다.한 대표는 물걸레 청소기로 2009년 매출이 1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회사를 키웠지만 이후 실적 악화로 회사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어려움을 겪었다. 많은 사람은 그가 무대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 대표는 신제품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는 “경영은 이익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익을 내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밟은 데 대해 소비자들에게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스스로 죄인이란 생각을 했다”고도 했다.
돌아온 한경희에 대한 높은 관심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브랜드 인지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 지난해 가수 이효리 씨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 회사의 무선물걸레 청소기(‘아쿠아젯’)를 사용해 화제를 모았다. 이씨가 직접 제품을 사서 썼다고 한다. 생활 가전 시장에선 한경희란 브랜드가 살아있음을 보여준 증거라고 해도 과장은 아닐 듯하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의 기대심리다. 과거 한 대표는 스타였다. 스팀이 나오는 물걸레 청소기를 직접 개발해 2000년대 ‘대박’을 낸 자수성가형 여성벤처기업인 1세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를 세계적 여성기업인 50인에 선정하기도 했다.
한 대표가 어려움에 처한 뒤 국내 중소·벤처기업계에선 스타 여성기업인의 명맥이 끊겼다. 창업해 성공하고 널리 알려진 여성기업인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가정용 듀오스팀 다리미를 들고 돌아온 한 대표에게 많은 관심이 쏠린 또 다른 이유다. 그는 이 자리에서 “3월 기업회생절차를 빠르게 졸업한 만큼 생활에 꼭 필요한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과연 한국판 ‘살림의 여왕’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문혜정 중소기업부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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