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지금보다 조선시대에 소고기를 더 먹었다고?

입력 2018-04-12 18:28   수정 2018-04-13 06:45

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


[ 심성미 기자 ] ‘쌀밥에 고깃국.’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사람들에겐 특별한 날 먹는 대표적인 음식이었다.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몇 년 전에도 “인민들이 쌀밥에 고깃국을 먹도록 해주겠다”는 거창한 약속을 내걸기도 했다. 특히 소고기는 예부터 비싸고 귀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의 저자 김동진 박사(전 한국생태환경사학회장)는 그러나 “조선시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소고기였고 1인당 섭취량은 20세기 말 한국인보다 더 많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각종 사료를 뒤져 조선시대에 매우 인기 있는 음식이던 소고기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했다.

조선시대 소는 부와 권력을 가져다주는 존재였다. 농업에서 소 한 마리의 노동력을 사람이 대신하려면 5~10여 명이 달라붙어야 했다. 소의 수가 곧 국력인 시대였다. 나라에서도 소를 길렀고, 백성들도 소를 기르는 데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16세기 중반 조선에서 사육하는 소의 수는 60만 마리를 웃돌기 시작해 17세기 후반부터는 100만 마리를 넘겼다.

동시에 소는 탐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수시로 우금령(牛禁令)을 내려 소 도살을 엄격히 단속했지만 양반 사대부는 물론 일반 백성의 ‘소고기 사랑’은 그칠 줄 몰랐다. 인구가 1500만 명밖에 안 되던 17세기 후반 조선인은 하루 평균 1000여 마리의 소를 도살했다. 소고기는 ‘뇌물성 접대’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음식이었다.

조선시대 소를 먹는 다양한 방법은 지금의 요리법을 능가한다. 소고기를 일상 음식으로 먹자고 제안한 첫 번째 국왕은 연산군이었다. 그는 간과 콩팥을 먹고, 우심적이라 불리는 심장을 구워 먹거나 육즙을 내 먹었다. 조선 사람들이 고안한 고기 말리는 법, 상한 고기의 맛을 돌려 놓는 법, 질긴 소고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법 등은 지금도 사용해볼 만하다. 저자는 “대부분 조선시대 사람들은 못 먹고 굶주렸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통설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일제 강점기의 과학기술로도 해내지 못한 것을 이미 조선시대 사람들은 누리고 있었다”고 강조한다. (위즈덤하우스, 264쪽, 1만5000원)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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