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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이 가져다줄 보험업의 변화

입력 2018-04-15 15:51  

한국에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각종 금융거래나 관공서 업무 등을 처리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공인인증서를 통한 로그인이다. 유효기간이 1년 정도인 이 공인인증서는 매년 갱신 작업을 해야 한다. 또 갱신된 새 인증서를 자신이 사용하는 여러 기관에서 사용하기 위해선 ‘타기관 인증서 등록’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근 들어 별도 비밀번호를 통한 간편 로그인이나 지문인증과 같은 다양한 방식이 도입되고 있지만 단순 조회 업무 외 핵심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아직까지는 공인인증서를 통한 로그인이 필수다.

최근 정부의 공인인증서 폐지 계획 발표로 인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여러 인증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은 블록체인 방식이다. 블록체인 방식은 기존 중앙집권적 단일 시스템 인증 거래가 아닌 분산된 다수의 시스템에서 그들의 합의를 거쳐 이뤄지는 거래를 말한다.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다수의 시스템을 동시에 공격해 해킹하지 않는 한 데이터의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이 점이 기존의 인증방식보다 발전된 기술로 평가된다. 이런 블록체인 시스템이 보험업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다음과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

첫째, 기존 공인인증서에 비해 편리한 인증절차가 예상된다. 현재 금융업권별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공동인증서비스는 조만간 생명보험업계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보험사마다 공인인증서를 등록하고 로그인하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한 번의 공동인증을 받아 다른 보험사에서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전 분야에 적용될 경우 다른 업권의 시스템 인증까지 한 번에 대체할 수 있는 편리한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보험 청구 및 보험금 수령의 간소화다. 고객은 번거롭게 병원에서 받아온 서류를 스캔해 보험사 청구 시스템에 직접 업로드하지 않아도 된다. 블록체인으로 인증된 진료정보가 자동으로 보험사로 전달돼 보험금 수령절차가 간편하게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서류 조작이나 과대청구가 줄어들어 고객과 보험회사에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런 모든 과정은 고객의 사전 동의를 전제로 한다.

블록체인 시스템이 일상생활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먼저 거래 정보를 모두가 공유함으로써 개인정보 취급에 따른 문제가 있다. 비록 실제 입력된 개인정보가 아닌 암호화된 데이터가 공유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식별이 힘들지만 이런 암호화된 정보도 개인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다.

또 블록체인 시스템은 한 번 입력이 되면 삭제가 불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어 지금 시행되고 있는 ‘금융기관 개인정보 삭제 의무화’와도 충돌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중앙집권적 시스템의 부재로 인한 문제가 있다.

만약 나중에 블록체인 구성원의 의견 충돌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과연 누가 이를 중재하고 관리 감독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른 시일 내에 이런 쟁점들이 해결돼 모든 국민이 편하고 효율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박종선 농협생명 IT신사업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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