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같은 남북 퍼스트레이디 첫 만남 "다시 또 만나요"

입력 2018-04-27 22:42   수정 2018-04-27 23:08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이설주가 27일 남북한 정상회담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나란히 판문점을 찾았다. 남북 정상의 부부동반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에서 2박3일간 개최됐던 1차·2차 정상회담에선 이희호 여사와 권양숙 여사가 동행했지만 정상 부부간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이설주는 오후 6시 18분 벤츠 S600을 타고 등장했다. 김 여사는 오후 5시53분쯤 미리 도착해 이설주를 기다렸다. 두 퍼스트레이디는 가볍게 악수를 나눈 뒤 김 여사가 이설주의 허리를 감싸 안고 함께 평화의 집으로 이동했다.

평화의 집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김 여사와 이설주를 맞았다. 이설주는 “아침에 남편께서 문 대통령님과 함께 진실하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잘 됐다고 하셔서 정말 기뻤다”고 운을 뗐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두 분이 아까 걷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평화롭던지, 무슨 말씀이 오가는지 오면서 봤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우리 둘이서 카메라 피해서 멀리 갔는데 나왔구만”이라며 농담을 건네자 현장에선 웃음꽃이 피었다. 김 여사가 “굉장히 좋았다. 미래는 번영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하자, 김정은은 “그렇게 보였다면 성공한 걸로…”라고 화답했다.

이어 이설주는 “이번에 평화의 집을 꾸미는 데 여사께서 작은 세부적인 것까지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저는 한 일도 없는데 이렇게 오게 돼 부끄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두 분(김 여사와 이설주)이 같은 성악 전공”이라며 “앞으로 문화예술 교류를 할 텐데 문화예술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설주는 “앞으로 정성을 다해 돕겠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경희대 성악과 출신이고 이설주는 북한 예술학교로 알려진 금성학원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두 정상의 부부는 오후 6시30분부터 두 시간 가량 환영 만찬에 참석한 뒤 평화의집 광장에서 환송행사로 피아노와 국악기, 영상이 어우러진 ‘하나의 봄’ 공연을 관람했다. ‘원 드림 원 코리아(one dream one Korea)’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두 정상은 평화의 집 외벽을 도화지 삼아 비춘 정상 회담 사진들을 지켜봤다. 감회에 젖은 두 정상은 맞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환송행사를 마친 후 이동하는 동안에는 이설주가 김 여사에게 먼저 귓속말을 하며 말을 거는 등 한층 가까워진 모습을 보여줬다.

양측 참석자들과 자유롭게 인사를 나눈 네 사람은 동그랗게 둘러 마주본 채로 손을 잡고 “또 뵙겠다”라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듯 김 여사가 먼저 이설주를 껴안았다. 인사를 마친 김정은 부부는 타고 왔던 벤츠 S600에 탑승해 소떼 길을 지나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 김정은은 한동안 창문을 내린 채로 손을 흔들었다. 문 대통령 부부와 참석자들은 김정은 부부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며 배웅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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