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어려운 '다크웹' 운영자 첫 체포

아동음란물로 수억 번 주범과 이용자 156명도 검거

경찰, 美·英 수사기관과 공조
충남에 서버… 비트코인 결제


[ 이현진 기자 ] 인터넷 주소(IP)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에서 아동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억원을 벌어들인 20대가 미국 영국과의 국제 공조 수사로 붙잡혔다. 이 사이트를 통해 아동음란물 수만여 건을 구입·보유한 이용자 156명도 함께 검거됐다. 국내 수사기관이 다크웹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다크웹에서 아동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손모씨(22)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발표했다. 사이트 회원 156명도 아동음란물 이용·소지 혐의로 입건했다.

손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과 비트코인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2015년 7월부터 올 3월까지 충남에 있는 자신의 집에 서버를 두고 다크웹에 사이트를 만들어 아동음란물을 유통했다. 결제 수단으로는 비트코인을 받았다. 아동음란물 22만여 건을 유통하면서 손씨가 벌어들인 수익은 415비트코인(약 4억원)이다.

다크웹은 미국 국방부에서 개발한 인터넷 환경이다. 익스플로러와 크롬 등 일반적인 브라우저가 아닌 ‘토르’라는 특정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웹이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IP 추적이 불가능해 주로 아동음란물 유통이나 마약 거래 등의 범죄 수단으로 악용됐다. 경찰이 다크웹을 통한 마약 거래 수사를 벌인 적이 있지만 이용자를 검거하는 데 그친 것도 이 같은 특성 탓이다.

이 사건은 경찰이 국내에서 다크웹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한 첫 사례다. 앞서 이 사이트를 수사하던 미 국토안보수사국(HSI), 영국 국가범죄청(NCA) 등 외국 기관으로부터 “서버 소재지가 한국으로 추정된다”는 통보를 받고 공조 수사를 벌인 결과다. 아직 국내에서는 다크웹을 찾아내는 기술이 미비하지만 다크웹 관련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미국 등은 추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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