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대표 "신약, 성공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입력 2018-05-25 08:28   수정 2018-05-25 11:13

국내외 전문가로 기술자문 드림팀 구성
녹용 유래 합성신약 'EC-18' 개발 중
내년 3가지 적응증 임상 2상 완료





준비의 연속이다.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대표(사진)는 지난 12일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들과 모여 다음달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맞춰 현지 임상팀들과 만날 준비를 했다. 미국 임상팀들과는 내년 1월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발표 준비를 할 계획이다.

"콘퍼런스가 내년 1월에 열리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성공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전략입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제약·바이오 분야 세계 최대 기업설명회(IR) 행사다. 이를 계기로 기술수출 및 인수합병(M&A) 등 많은 계약들이 체결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 행사에 공을 들인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다음달 회의에서 신약개발 전략을 점검하고 개발 경과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 회의에는 주요 임상 기관별 책임연구자들도 참여한다.

지난 16일 서초구 양재동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손 대표는 엔지켐생명과학만의 성공 전략을 이야기했다. 명확한 목표 설정과 이를 이루기 위한 철저한 준비, 일류 전문가를 통한 검증이 그것이다.

그는 "최우선의 목표는 글로벌 기술수출"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임상에 성공해야 하고, 임상 성공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물질과 개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포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이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고 손 대표는 자부했다.

"조기시판이 가능한 신약 개발"

엔지켐생명과학은 현재 녹용에서 유래한 물질로 만든 합성신약 'EC-18'을 개발 중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호중구감소증과 구강점막염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급성방사선 증후군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2상을 위한 사전 회의를 신청한 상태다.

손 대표는 현재 개발 중인 세 가지 질환 치료제를 모두 조기시판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고 있다. 항암 치료의 부작용으로 입 안에 염증이 생기는 구강점막염은 지난 3월 FDA로부터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현재 구강점막염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임상 2상 종료 후 3상 조건부 시판허가가 가능하다.

과도한 방사선 피폭으로 면역체계가 무너지는 급성방사선 증후군도 지난해 12월 희귀질환 치료제로 지정됐다. 이 역시 임상 2상 이후 조건부로 판매할 수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항암 요법으로 면역세포인 호중구가 감소하는 호중구감소증에 대해서도 임상 2상 종료 후 혁신신약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혁신신약에 지정되면 앞서의 질환과 같이 조건부 판매가 가능하다.

FDA는 개발 중인 치료제가 중대한 질환의 최초 치료법이거나, 기존 치료법보다 장점이 있을 경우 임상 2상 이후에도 조건부 시판을 허가하고 있다. 그만큼 EC-18의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내년에 세 가지 치료제의 임상 2상을 마치고, 2020년 시판을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개발 및 상업화 일정은 글로벌 제약사들에게도 매력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기술수출의 관건이 될 호중구감소증과 구강점막염의 임상 2상 중간결과 발표는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손 대표는 "올해 우리의 테마는 가속화"라며 "개발 일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의 검증도 강화했다. 각 분야의 석학들을 영입해 지난달 신약개발 과학기술자문단을 출범했다. 14년간 MD앤더슨 암센터 최고 책임자를 역임한 홍완기 텍사스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호중구감소증 분야에 제프 크로퍼드 미국 듀크대 의대 교수를 불러왔다. 구강점막염에는 하버드대 의대 암센터의 스티븐 소니스 교수, 급성방사선증후군 부문에는 시카고대학교 암연구센터 교수인 데이비드 거디나를 위촉했다. 항암제 개발 전문가인 시티오브호프 병원의 래리 곽 교수도 포함됐다.

전략적 투자유치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손 대표는 오는 7월께 급성방사선증후군에 대해 미국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에 연구개발비를 신청할 예정이다. BARDA는 미국 보건부 산하 기관으로 국가보건비상사태에 필요한 의약품 개발을 지원하고, 관련 의약품을 매입해 구비하는 곳이다.

그는 "심사에는 6개월 정도 소요된다"며 "이와 별도로 최근 글로벌 투자사들과의 만남도 빈번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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