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용의 눈동자를 마지막에 그린다 -수형기-

입력 2018-06-04 09:01  


▶ 한자풀이

畵 그림 화
龍 용 룡
點 점찍을 점
睛 눈동자 정

중국 남북조시대 양나라에 장승요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우군장군과 오흥 태수를 지냈지만 화가로 더 유명했다. 붓만 들면 세상 모든 것을 마치 사진처럼 그렸다. 벼슬을 마친 뒤엔 그림을 그리며 지냈다. 어느 날 안락사 주지가 그에게 절 벽면에 용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장승요는 붓을 들어 구름 속에서 곧 날아오를 듯한 용 두 마리를 그렸다. 꿈틀대는 몸통, 갑옷 같은 비늘, 날카로운 발톱 그 어디를 봐도 살아 움직이는 용 같았다.

한데 이상하게도 그는 용에 눈동자를 그려넣지 않았다. 사람들이 궁금해 그 이유를 물었다. 그가 답했다. “용에 눈을 그려 넣으면(畵龍點睛) 용이 하늘로 날아가 버릴 것이오.”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오히려 눈동자를 빨리 그려넣으라고 독촉했다. 성화에 못 이긴 그가 용 한 마리에 눈동자를 그려넣자 바로 용이 벽에서 튀어나와 비늘을 번뜩이며 하늘로 날아올랐고, 벽에는 눈동자를 그려넣지 않은 용만 남았다. 《수형기》에 나오는 얘기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은 용 그림(畵龍)에 눈동자(睛)를 그려넣는다(點)는 뜻으로, 가장 요긴한 데를 완성해 일을 마무리함을 의미한다. 사소한 것이 전체를 돋보이게 한다는 비유로도 쓰인다. 전반적으로 잘됐지만 어딘가 한두 군데 부족한 듯하면 ‘화룡에 점정이 빠졌다’고도 한다.

화룡점정 하면 흔히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성당 천장화를 떠올린다. 그 천장화는 미켈란젤로의 재능보다 혼이 담긴 작품이다. 미켈란젤로가 거꾸로 매달려 천장에 그림을 채워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친구가 말했다. “여보게, 그 좁은 구석에 그리 공을 들여 그림을 그리는 걸 누가 알아주겠나.” 미켈란젤로가 답했다. “그거야 내가 알지.”

시작은 좀 초라해도 끝이 창대한 게 좋다. 2%가 부족해 98%를 망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끝이 가까울수록 더 마음을 쏟아라. 초심은 시작의 마음이자 끝의 마음이다.

신동열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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