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언행 너무 거칠어 거부감"… "남경필보다 한국당이 싫어서"

입력 2018-06-04 18:37  

6·13 지방선거 격전지를 가다 - 경기지사

네거티브 판치는 경기
'형수 욕설' 음성파일 공개로
초반 선거전 진흙탕 싸움 양상

'진보' vs '보수' 정책 공방
李, 3대 무상복지 실시 선언에
南 "청년 일자리 확대" 맞불



[ 박종필/임락근/노유정 기자 ] 6·13 지방선거의 경기도 유권자는 총 1053만 명. 서울(838만 명)을 뛰어넘어 전국에서 가장 큰 단일 선거 지역구다. 산업·주거단지 중심인 남부와 접경 지역인 북부의 민심 차이는 매번 경기지사 선거의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정책이나 안보 이슈보다 ‘네거티브’가 초반 경기지사 선거판을 주도하고 있다. 정책 검증보다 인물과 정당에 대한 ‘호불호’가 표심을 결정짓는 모양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 파일 공개 등으로 달아오른 초반 선거전 흐름을 두 후보 진영 모두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 후보와 남 후보는 지난해 당내 대선 경쟁에도 참여한 공통점이 있다. 이번 경기지사 선거전이 차기 대권주자들의 ‘패자부활전’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李·南 도덕성 경쟁?

4일 광명시 철산역 삼거리에서 열린 남 후보 유세 현장에는 한국당 소속 광역·기초의원 출마 후보들이 대거 얼굴을 내밀었다. 남 후보는 오후에는 성남·하남·용인 등 경기 남부권 공략으로 유세를 이어갔다. 북부 지역에 비해 한국당 지지세가 비교적 낮은 남부벨트를 공략하는 데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남 후보는 유세지역마다 한 시간여를 머물면서 시민들의 사진 촬영에 응대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광명에 사는 남모씨(58)는 “자신의 형수에게 막말과 욕설하는 이 후보는 신뢰하기 어렵다”며 “남 후보 아들도 마약 복용 혐의가 있지만 자식 일을 어찌 내 맘대로 하겠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모씨(63)는 “지난해 대선 TV 토론 등을 통해 이 후보에게 호감을 가졌는데 언행이 너무 거칠어서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30대 젊은 연령대에서는 한국당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광명시 직장인 안상현 씨(30)는 “남 후보보다 한국당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며 “꼰대, 태극기부대, 막말 등이 연상된다”고 지적했다.

직전까지 시장을 지내 이 후보 ‘텃밭’으로 불리는 성남시에서는 이 후보에 대한 평가가 후했다. 직장인 김성준 씨(27)는 “이 후보에게 실망한 건 사실이지만 남 후보 아들도 군 복무 중 후임을 폭행하지 않았느냐”며 “어차피 둘 다 도덕적인 이미지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오모씨(42)는 “이 후보의 형 등 주변 가족 일부가 문제가 있어서 벌어진 일인 만큼 이 후보 본인 잘못은 아닌 것 같다. 남 후보는 당적을 두 번이나 옮긴 전례가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30일 KBS 주관 토론회에서도 ‘이재명 청문회’를 방불케 할 만큼 남 후보와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 등으로부터 신상과 관련한 공격을 거세게 받았다. 이 후보는 이날 외부 활동을 취소하고 5일로 예정된 2차 TV 토론 준비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청년배당 vs 청년통장’

이 후보와 남 후보는 복지와 청년 일자리 부문에서 확연히 다른 색깔의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임 당시(2016년) 도입한 청년배당(24세 청년에게 분기별 25만원씩 상품권 지급)을 경기 전역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중·고교생 무상교복, 공공 산후조리원 도입 등을 합쳐 ‘3대 무상복지’를 안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남 후보는 청년 근로의욕이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그는 ‘일하는 청년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하겠다며 청년 근로자와 경기도가 반반씩 적금을 부어 목돈을 만드는 ‘청년통장’과 ‘청년연금’ 등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남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이 후보 정책을 겨냥해 “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경제와 일자리”라며 “상대방 후보는 자신을 포퓰리스트라고 한다. 도지사가 되면 무상복지 시리즈를 경기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하는데 그러다 재정 파탄이 난다”고 비판했다.

각종 의혹으로 경기지사 선거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 후보는 여전히 50%를 넘나드는 고공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남 후보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뉴시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1000명 대상, 지난달 28~29일 실시)에 따르면 이 후보는 53.8%, 남 후보는 30.6%, 김 후보는 3.6%를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광명=박종필/성남·하남·용인=임락근/노유정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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