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구입능력지수(HAI)하락, 경제위기의 전조?

입력 2018-06-22 09:17   수정 2018-06-22 09:17



(이현일 국제부 기자) 미국 가정의 주택구입능력지수(HAI)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3분기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보통 HAI의 하락은 경기 하강의 전조로 해석되는데, 미국 경제가 호황을 구가하는 시기에 이런 신호가 나오는 게 어떤 의미인지 해석이 분분합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은 ‘아메리칸 드림이 계속 희미해지고 있다’는 제목으로 2분기 미국 HAI지수가 전 분기 157.7에서 145로 떨어졌다는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발표를 전했습니다. 집을 사기 어려워졌다는 얘기입니다.

HAI지수란 주택가격의 80%를 대출받아 구입한다고 가정했을 때(주택담보대출비율인 LTV가 80%), 중위소득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부담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높을수록 집을 살만하다는 의미입니다. 2012~2013년엔 HAI가 200포인트를 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HAI지수가 떨어진 것은 집값이 오르는 동시에 대출 금리도 상승하고 있어서입니다. NAR집계에 따르면 기존 주택 중간매매가격이 지난해 25만3600달러에서 올해 26만4800달러로 올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ATTOM 데이터 솔루션 자료에 따르면 평균 임금 생활자들은 이번 분기 소득의 31.2%를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썼는데, 이는 역사적인 평균인 29.6%보다 높습니다. 대런 블럼키스트 ATTOM 수석 부사장은 블룸버그통신에 나와 “주택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임금 상승을 앞지른 탓에 대출 금리의 인상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들의 부담은 매우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주택거래도 소폭 둔화됐습니다. 5월 기존주택 판매량은 543만 가구로, 전달보다 3만 가구(0.4%) 줄었습니다. 전문가들의 전망치(550만 채)를 밑도는 수준이며 1년 전보다 3.0% 감소했습니다.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경기 침체의 징후가 나타났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2004년~2006년에도 미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를 연 1%에서 연 5.25%까지 올렸습니다. 같은 기간 HAI지수도 하락하기 시작해 미국 주택가격이 2006년 정점을 찍을 때까지 33%나 떨어졌습니다. 이후 주택시장 거품이 터지면서 미국 금융회사가 쓰러지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졌습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현재 HAI수준은 미국 주택시장 버블이 터졌던 2006년에 70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라는 얘기입니다. 주택 수요가 많아 주택건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미 상무부가 집계한 미국내 주택착공 건수가 135만 건으로 4월보다 5% 증가했습니다. NAR 관계자는 “주택 재고도 부족한 것이 거래 부진의 주 원인”이라며 “가격이 오르고 금리도 높아지고 있어 잠재적 수요자들이 거래를 망설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습니다. (끝) /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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