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콘서트에 100만명 불러모은 동방신기… 굿즈 현장판매 400억 넘어

입력 2018-07-06 18:09  

커버스토리 - 팬덤, 산업으로 진화

기획사 주요 수익원 된 굿즈
SM, 코엑스에 굿즈 전용몰
YG·빅히트는 온라인몰 운영

팬클럽이 광고주로 등장
생일 등 기념 신문·지하철광고
"서울 시내버스 가성비 좋아"

외국인 상대 티켓 구매대행에
연예인 '입대 투어' 상품까지



[ 유재혁 기자 ] 남성 듀오 ‘동방신기’(사진)는 지난달 8~10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공연을 열었다. 7만여 석을 3일 연속 매진시키며 총 22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이로써 올 시즌 동방신기의 일본 투어에 운집한 관객은 100만 명을 돌파했다. K팝 스타의 해외 단일투어 사상 최다 기록이다.

놀라운 점은 또 있다. 누적 티켓 매출이 1000억원이었는데 ‘굿즈(goods: 연예인을 캐릭터로 한 응원용품 및 생활용품)’ 판매액만 400억원을 넘겼다. K팝 가수의 일본 공연에서 현장 굿즈 매출이 상당하다지만, 티켓 매출의 40~50%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팬클럽이 처음에 만들어낸 팬라이트(야광봉), 슬로건, 네임태그, 티셔츠, 부채, 텀블러 등 굿즈가 이제는 소속 연예기획사를 먹여 살리는 중요 수익 창출 통로가 됐다. 팬덤의 산업연관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커지고 있다.


기획사들이 ‘굿즈’ 제작·유통

굿즈 매출이 늘어나면서 과거 팬들이 주문하거나 외부 기업이 소규모로 제작·판매하던 굿즈를 이제는 대형 기획사들이 직접 만들고 유통까지 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15년 서울 삼성동에 6층짜리 복합문화공간이자 신개념 쇼핑몰인 ‘SM타운코엑스아티움’을 열었다. 홀로그램 공연과 굿즈숍, 전시, 식음료 등 SM 소속 아티스트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내놨다. 이 쇼핑몰 매출은 매년 30%씩 증가하면서 누적 관람객 4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YG플러스를 통해 ‘YG셀렉트’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응원도구, 의류, 가방 문구, 포토북, 스마트폰 액세서리, 목걸이, 팔찌 등을 판매한다. FNC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부터 관광객의 메카로 알려진 서울 명동에 ‘FNC와우’숍을 열어 소속 아티스트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의 공식 온라인쇼핑몰인 ‘BTS OFFICIAL SHOP’을 열고 멤버들의 얼굴이 들어간 포토카드와 스티커, 물병, 옷, 무드등, 키홀더, 마우스패드 등을 선보였다.

연예인의 사진이 들어간 문구류, 스티커 등은 스테디셀러이지만 아이템의 카테고리와 콘텐츠를 표현하는 방식은 해마다 다채로워지고 있다. SM의 경우 최근 2년간 가장 ‘핫’한 아이템은 6000~7000원짜리 ‘핀배지’다. 금속으로 만든 핀으로, 의류 가방 모자 등에 달아 장식하거나 그 자체로 수집하는 아이템이다. 대부분 기획사는 판매증가율이 높은 아이템으로 핫팩, 마스크, 콜드컵 등 생활용품을 꼽는다. 음악기획사 관계자는 “응원용품과 문구류에서 의류나 물병 등 생활용품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가수 생일축하, 데뷔기념 광고가 대부분

‘팬덤의 산업화’는 팬클럽이 광고주로 등장하는 데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생일이나 데뷔일을 기념해 신문과 버스, 지하철 등에 광고를 한다. 이 중 버스 광고는 가성비가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 시내버스 광고의 경우 대당 1개월 기준 110만원 정도 든다. 아이돌 멤버의 생일에 버스 1~5대에 광고를 게재해도 팬클럽에는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많은 홍대와 신촌을 지나는 노선 버스가 가장 인기다. 지하철 광고판은 유동인구에 따라 월 120만원부터 7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일부 팬들은 카페에서도 광고한다. 진동벨, 컵홀더, 쟁반에 까는 시트지 등을 통해 가수의 신곡 및 컴백 등을 광고한다. 대형마트의 카트에 부착된 광고판을 이용하기도 한다. 광고를 통한 ‘응원’은 외국으로도 확장된다. 방탄소년단, 엑소, 트와이스의 해외 팬들은 미국 뉴욕 맨해튼 전광판에 멤버들의 생일축하 광고를 꾸준히 싣고 있다. 극장에 매핑광고도 한다. 상영관을 빌려 스타 이름과 대형 이미지를 부착한다. 최근 CGV 강남에 워너원과 젝스키스, CGV 압구정에 엑소와 방탄소년단 등의 광고가 펼쳐졌다.

티켓 구매대행사이트도 성업

외국인 상대 티켓 구매대행사이트도 많이 생겨났다. 트레이지닷컴은 영미권 팬을 대상으로, 토크투어·104코리아·서울나비·지티투어 등은 일본인 팬을 대상으로 구매대행사업을 한다. 이들은 국내에서 열리는 K팝 공연 티켓을 온라인으로 산 뒤 일본과 미국 등 외국인들에게 마진을 붙여 재판매한다.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외국 팬들은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기꺼이 낸다.

가수가 입대와 제대할 때는 ‘입대 투어’ ‘제대 투어’ 상품도 내놓는다. 오는 10일 슈퍼주니어 려욱의 제대일에는 일본인 팬 약 20명을 모아 해당 부대를 찾아간다. 회사 측은 차량과 식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왕복 항공권과 숙박은 팬들이 해결한다. 각종 페스티벌과 시상식, 드라마 제작발표회, 배우들이 무대인사를 하는 영화시사회 등에 참여하는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유치하는 외국인은 연간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관광객 유치 효과가 큰 셈이다.

■ 팬덤

fandom. 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런 문화현상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 초 가수 조용필의 ‘오빠부대’가 한국 팬덤의 시초다. 1990년대 가수 서태지, 2000년대엔 아이돌 팬클럽 중심으로 팬덤이 확산됐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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