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미스터 션샤인' 김병철 "'김은숙의 남자' 과분…매번 연기 불만"

입력 2018-10-05 17:05   수정 2018-10-05 17:07

'미스터 션샤인' 일식 役 김병철 인터뷰

"'김은숙의 남자'? 과찬, 기회 되면 또 참여하고 싶어"
"뜻 있는 드라마에 출연해 영광"



일명 '김은숙의 남자'로 거듭난 배우가 있다. '우럭 닮은 군인'에서 '파국이'로 이번엔 의병으로 눈도장을 받은 배우 김병철의 이야기다.

2003년 영화 '황산벌'로 데뷔한 김병철은 그동안 영화 '알 포인트', '황진이', 'GP506', '그림자 살인', '미쓰 와이프', '무수단', '1급기밀'과 드라마 '쇼핑왕 루이', '터널', '군주' 등에서 매번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김병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있다. 그는 2016년 방송된 KBS2 '태양의 후예'에서 태백부대 대대장 박병수 역을 맡아 출연, 신선한 마스크에 카리스마를 갖춘 군인으로 "우럭 닮은 그 양반"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2017년 1월 종영한 tvN '도깨비'에서는 김병철의 폭발적인 연기가 드러났다. 모든 인물의 죽음에 관계된 사악한 간신 박중헌으로 분한 김병철은 소름 돋는 비주얼과 목소리로 상대를 압도,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일명 '파국 신드롬'까지 일으키는 등 극을 완전히 장악했다.

tvN '미스터 션샤인'에서 그는 최고의 추노꾼이었지만 노비제가 폐지되며 돌연 실직하여 전당포 '해드리오'를 개업, 한성 바닥에서 소문에 가장 빠르고 모든 게 다 되도록 만드는 신통방통한 인물 일식을 연기했다.

이들 모두 김은숙 작가, 이응복 감독 연출의 드라마다.

최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병철은 "우리나라 역사를 가지고 뜻이 있는 드라마에 참여하게 되어 뜻깊었고, 스스로도 감동적이었고, 시청자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연달아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출연한 그를 일각에선 ‘김은숙 사단’, ‘김은숙의 남자’라고 불른다. 김병철은 이에 대해 “’김은숙의 남자’라 불릴 사람들은 많고, 저는 끄트머리에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며 “과분한 수식어”라고 겸손한 대답을 내놨다.

김병철이 ‘미스터 션샤인’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태양의 후예’ 때문이다. “당시 ‘태양의 후예’ 오디션을 하면서 함께 제안 받았다. 두 역할을 미리 준비하라고 보여주셨던 것 같다. 오디션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작가님이 제게 다른 모습을 보셨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의미있는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다.”

이어 “가끔 가장 애착가는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는다. 하지만 제겐 모두 다른 사람으로 느껴진다. 단지 ‘도깨비’의 박중헌은 악행을 일삼는 사람이라 인상이 강했어서 시청자의 기억에 강렬히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스터 션샤인’의 경우 조선을 지키려는 의병들에 대한 역사적인 이야기를 모티브로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김병철은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의병으로 가담했을까’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선조들을 기억하고 매번 환기해야 한다. 다 알고 있는데 잊어버리게 되는 그런 것이 역사다. 애국자 같은 발언이지만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한 드라마”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미스터 션샤인’ 김병철과 나눈 일문일답

▶ 드라마 종영 소감은.

우리나라 실제 역사를 가진, 뜻이 있는 드라마에 참여하게 돼 스스로도 뜻깊었고, 정말 감동적이었다. 시청자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을 벌써 세 번째 했다. ‘김은숙 사단’, ‘김은숙의 남자’라고도 불린다.

‘김은숙의 남자’라 불릴만한 사람들은 많고, 저는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과분한 수식어라고 생각한다. 사실 ‘미스터 션샤인’에 출연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태양의 후예’ 덕이였다. 당시 오디션에서 작가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제 다른 모습을 발견하신 것 같다. ‘태양의 후예’와 ‘미스터 션샤인’ 두 역할을 보여주셨고, 그러게 참여하게 됐다.

▶’도깨비’에서 강렬한 악역으로 등장했다면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인간적인 모습이 돋보인다.

김은숙 작가님은 아마 저를 그렇게 활용해야 하는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연기자로서 다른 면을 시청자께 보여줄 수 있기에 스스로도 좋았다. 두 인물이 완벽히 다른 인물이라 제겐 다른 캐릭터로 느껴져 모두 애착이 간다. 아직까지 박중헌으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악행을 일삼는 자라 더욱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을 것 같다.

▶ 일식 역은 감초로 소비될 수 있었을 캐릭터다. 말미엔 의병으로 변화하는 캐릭터라 큰 감동을 줬다.

이응복 감독님도 처음에는 일식이 나쁜 사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처음엔 악인처럼 그려진 것 같다. 전작의 인상들도 있었고, 김은숙 작가님이 밸런스를 조절해 써주셨기 때문에 배우로서 대본에 충실하게 연기하려 노력했다. 애드리브는 거의 없었을 정도다. 아이디어를 내고 바꿀 여지는 있었지만 이미 대본 자체로 완성된 느낌이라 특별해 애드리브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잘 안 한 것 같다.

▶쿠도 히나를 도와 폭탄을 설치하며 일식이 의병에 합류하게 됐다. 마지막회를 보면서 느낌이 남달랐을 것 같다.

일식은 히나와 각별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를 찾았고, 일식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기에 여동생과 같은 동질감을 느꼈을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해주셨다. 선조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억하고 매번 환기해야 한다고. 다 알고 있는데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애국자 같은 발언이다. 하하. 내가 만약 저 상황이라면 의병으로 가담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일인데 무서웠을 것 같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종영 후 의병 사진이 큰 화제였다.

사진에서 보면 망건 쓴 분이 몇 분 있다. 일식도 망건을 쓰고 나온다. 그 사진에서 보고 많이 가져왔다. 의병 중 한 사람을 연기하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마지막회에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다. 주인공들이 극을 끌고 왔는데 마지막회에서 유독 많은 백성들이 등장하지 않나. 고애신을 지켜주기 위해 팔짱을 끼고 일본 군에 맞선다거나. 태극기에 수교를 하는 부분 말이다. 정말 감동적이었고, 훌륭한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매우 행복하다.


▶ ‘해드리오’ 춘식 역의 배정남과 호흡이 대단했다.

배정남은 워낙 밝은 사람이라 편하게 대해줬고, 저도 편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다. 촬영을 하며 밥도 먹고 술자리도 하고, 지방 로케이션을 가면 숙소도 같이 썼다. 촬영이 끝나고, 드라마도 종영했지만 얼마 전에도 봤다. 가끔씩 연락을 하며 지낼 것 같다. 배정남은 주변 사람들과 유독 잘 친해지고 잘 지내는 사람이더라. 동료들도 모델들이 많고. 아직 만나본 적은 없지만, 기회가 되면 한 번 만나고 싶다. (웃음)

▶ 미국 공사관의 역관 임관수 역의 배우 조우진과 닮았다는 설정이 있었다. 본인이 보기엔 어떤가.

인터넷에서 조우진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봤다. 아마 작가님이 인터넷상에서 보신 걸 가져와 다시 활용하신 것 같다. 극의 재미있는 포인트인 것 같다. 그렇게 닮았나? 시청자들 중 헷갈려 하는 분들이 계시더라. 드라마가 끝난 이 시점까지도 1인2역인줄 안다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잘 모르겠다. 하하.

▶’미스터션샤인’에 함께 출연한 조우진과 김남희의 결혼 소식이 있었다. 아직 미혼인데 결혼할 생각은 없나.

언젠간 할 것 같다. 비혼과 같은 건 아니다. 할 생각은 있다. 이상형이 딱히 없는데 만나서 이야기해봐야 안다. 인연은 어디서 생길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병헌부터 김태리, 김민정 등 연기파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

사실 이병헌 선배님과 같은 눈빛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일식과 유진 초이로 만나다보니 현장에서 많이 느끼지 못했는데 시청자 입장으로 화면에서 보니 딱 알겠더라. 역시 훌륭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리와는 딱 한 장면을 찍었다. 현장에서 변요한, 배정남과 되게 친해졌다. 특히 변요한, 배정남 두 사람이 정말 친한데 질투가 나올 정도다. 재밌고 밝은 친구들이라서 분위기도 좋았다.

▶’도깨비’에 ‘미스터 션샤인’까지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다.

‘도깨비’ 때는 분장을 강하게 했기에 잘 알아보시진 못했다. 혓바닥을 까맣게 칠하는 분장을 해서 죠스바 CF를 기대했는데 연락이 안왔다. (웃음)

▶자신의 연기에 대해 만족하는 편인가.

매번 만족스럽지 못하다. 항상 다르게 연기하면 어땠을까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후회를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긴 시간 무명을 버티며 연기해왔다. 원동력은 무엇인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아니라 하고 있는 작업을 열심히 하는 편이다. 20대 후반에 데뷔했는데 연극, 영상 가리지 않고 계속 연기하며 그 의미를 찾아갔다. 연기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거다. 사람 사는 모습에 대해 공부하고, 그걸 토대로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는 과정이 좋다. 작품마다 다르게 세상을 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드라마 종영 후 계획은.

JTBC ‘스카이캐슬’이란 드라마의 제안을 받고 준비 중이다. 잠도 자고 인터넷 서핑도 하고 댓글도 본다. 연기에 도움이 되는 의견이 있으면 다 찾아본다. ‘태양의 후예’ 할 때는 악플도 좀 있었는데 이번엔 못 본 것 같다. 요즘 네티즌들의 센스에 감탄하고 있다. ‘도깨비’ 박중헌을 보고 ‘죠스바 100개 먹었다’는 식의 표현은 정말 놀랍다.

▶김병철에게 김은숙 작가란?

제게 김은숙 작가님은 연기하기 즐거운 대본을 쓰는 작가다. 그런 대본을 만난다는 것은 연기자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 좋은 기회가 또 한 번 온다면 언제든지 작업에 참여하고 싶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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