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 '완벽한 타인'으로 본업 복귀한 이서진 #바람둥이 #변신 #결혼적령기

입력 2018-10-29 14:17   수정 2018-10-31 16:01

영화 '완벽한 타인' 준모 역 이서진




배우 이서진이 본업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tvN '삼시세끼', '윤식당', '꽃보다 할배' 등 나영석 PD와 예능에서 활약하던 이서진이 2016년 MBC '계약결혼' 이후 2년, 영화로는 2015년 '오늘의 연애' 이후 3년 만에 연기자로서 새 작품을 내놓은 것. 이서진 주연의 '완벽한 타인'은 오랜만에 모인 커플 모임에서 저녁 식사 시간 동안 전화, 문자, 모바일 메신저 등 휴대전화의 알람이 오는 모든 것들을 공유한다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펼쳐지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소개한 영화다. 이서진은 극중 새 신랑 준모 역을 맡았다.

1시간의 인터뷰를 꽉 채워 이서진은 '완벽한 타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예능에서 보여준 특유의 꾸밈없고 위트있는 화법으로 '완벽한 타인'을 소개했다. 이서진을 대중적으로 알린 MBC '다모' 이재규 감독과 다시 의기투합해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시사회를 통해 흘러나온 호평에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서진은 "솔직히 우리 작품이 이렇게 폭넓은 의미가 있는지 몰랐다"면서 "시나리오를 볼 때보다 촬영할 때, 촬영할 때보다 영화를 볼 때 더 재밌는 부분이 있었다"고 평했다.

▲ '완벽한 타인' 출연은 '다모'의 인연 때문인 건가.

작품이 잘됐으니 좋은 인연이 됐다. 이재규 감독과 저는 나이도 같고, '다모'는 그의 첫 연출작이었다. 그래서 작품을 마치고도 계속 연락을 하고, 인연이 이어졌다. 워낙 똑똑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제가 이재규 감독의 스타일을 좋아한다. 항상 독특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신뢰한 부분이 있었다. 저에게 아무 대본이나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 이재규 감독이 어떻게 캐릭터를 소개해 주던가.

처음 대본을 받으러 만났을 땐 서로 딴소리를 하느라 작품, 캐릭터 얘길 하나도 못했다.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태수(유해진 분), 석호(조진웅 분) 역할은 제가 하기엔 아닌거 같았고. 유일하게 혼자 왔었던 영배(윤경호 분) 역할에도 눈길이 갔다. 다들 결혼한지 오래됐고, 가정도 있는 역할이라 저는 제 캐릭터가 저와 제일 맞는거 같다.

▲ 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나와 너무 달라 연기하기 힘들었다"고 했지만, 영화 속에서 예능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저랑 역할이 똑같다고 하면 너무 이상하니까.(웃음) 어떻게든 거리를 두려했다. 부담없이 할 수 있는 역이라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었다. 간담회 때 "진실을 말해 줄 것을 청한다"던 조진웅 씨는 대본 리딩때부터 "태어날 때부터 준모", "20년 전에 대본 받았냐"면서 저를 놀렸다. 전 그런거(바람둥이) 진짜 싫어한다.

▲ 연기자로서는 변신이고 도전 아닌가.

꺼린 건 아닌데, 제안을 받은 게 없었다. 올바르고, 곧은 캐릭터만 원한 건 아니다. 전 사실 로맨틱한 것도 싫어한다. 많이 주셔서, 많이 했는데 그런 것 보다는 지금 찍고 있는 장르물(OCN '트랩)이 제 취향이다. 요즘 흐름도 이쪽인 것 같고, 이제 더이상 제 나이도 로맨틱하지 않은 것 같다.

▲ 나이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극중 아내 송하윤 씨와도 나이차이가 있지 않나.

'계약결혼'에서 유이랑 한다고 했을 때에도 나이 차이 많이 난다고 욕을 많이 먹었다. 막상 보고나서는 괜찮다고 해주셔서. 이번에도 작품을 보고 판단해주시길 바란다.

▲ 스킨십 장면이 많이 나왔다.

편집이 됐는데, 더 진한 신도 있었다. 너무 야해서 잘랐다고 하더라. 스킨십 장면을 촬영할 때도 로맨틱하지 않았다. 스킨십은 액션이다. 정말 힘들다. 저희가 감정을 갖고 하는게 아니라 앵글을 맞춰야 하니까. 기운이 쭉 빠진다.

▲ 촬영장에서 애드리브도 많았을 것 같다.

유해진 씨와 조진웅 씨가 미친듯이 했다. 추임새는 다 애드리브라고 보면 된다. 애드리브를 살릴려면 앵글을 바꿔줘야 하는데, 그걸 못맞춰서 NG가 나기도 했다. 실수로 나는 NG는 거의 없었다. 다들 워낙 잘하니까. 못치고 들어가서 안달이었다.

▲ 유해진 씨도 나오고, 이순재 씨는 목소리로 출연한다. 나영석 PD 예능의 주요 인물들이 모인 셈이다.

유해진 씨와는 영화를 찍으면서 친해졌다. 저보다 한 살 많더라. 나이도 그렇고 맞는 게 많았다. 요리 얘기도 하고. 저한테 그렇게 재테크 이런 걸 묻고 상의하더라. 제가 잘해보인다나.

▲ 이서진, 유해진 버전의 '삼시세끼'를 기대해도 되는 건가.

전 '삼시세끼'는 그만 할 거다.(웃음) 유해진 씨는 차승원 씨랑 계속 하시길 바란다.

▲ 이서진의 본 매력은 나영석 PD가 연출한 예능을 통해 드러나긴 했지만, 나영석 PD 예능에만 출연하지 않나. 다른 예능은 생각이 없는 건가.

처음엔 속아서 했고, 정신이 없어서 이게 방송인지, 여행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너무 바빴다. 정신이 들었을 땐 이미 늦은거 같았다. 그렇게 1편을 했는데, 나영석 PD가 알아서 잘 편집해 내보내는 걸 보고, 그때부터 믿고 촬영하게 됐다. 편해진 거지, '나영석 PD하고만 한다' 이건 아니다. 다만 '다른 연출자들이 저를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긴 한다. 너무 방송 생각을 안하고 막하니까. 재밌다고 그냥 다 내보내면 제가 이상해 질 것 같다.

▲ '꽃보다 할배' 시즌1이 2013년 첫 방송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리즈 예능인데 언제까지 하게될까.

'꽃보다 할배'는 이제 체력이 달린다. 열흘이 벅찬 것 같다. 일주일 정도가 좋지 않을까.(웃음) 선생님들이 잠자러 들어 가셔도 일정을 짜야 하고, 눈 뜨는 순간 부터 긴장의 연속이다. 새로운 일꾼 합류가 필요하다. 택연이가 전역하면 또 다른 짐꾼으로 같이 가면 좋을 것 같다. 영어도 완벽하게 하고, 힘도 좋다. 반면 '윤식당'은 편하다. 장사가 끝나면 긴장하지 않아도 되니까.

▲ 이렇게 다 말하면 선생님들이 서운하지 않을까.

서운하게 하려 한 게 아니라 더 좋은 여행이 되시라고 더 젊은 애를 붙여 주라는 거다.(웃음) 예전이었다면 이런 말투가 비호감으로 비춰질 수 있을 거 같다. 추세가 달라져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저는 비슷한데, 봐 주시는 분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달까. '쟤는 저러니까' 하고 웃어주신다.

▲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이 '완벽한 타인' 속 캐릭터로 확장된 느낌을 준다.

영화에 가벼운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저라고 판단했다. 이재규 감독도 개인적으로 저를 잘 알고, 예능을 통해 사람들도 제 모습을 알게 됐으니 영화적으로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에 저에게 시나리오를 준 것 같다.

▲ '완벽한 타인'에 임하면서 부부 관계에 대해 다시 느꼈을 것 같다.

결혼 생각이 더 멀어졌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결혼 적령기를 넘었고. 적령기를 넘었다는 건 체력이 그만큼 뒷받침이 안된다는 뜻이다. 일도 하고, 사랑도 해야하는데, 체력이 떨어지니 일을 하면서 사랑의 비중이 점점 낮아지는 것 같다. 그리고 제 삶의 틀이 있는데, 이걸 깨고싶지 않은 마음도 있다. 쉬는 날 저만의 계획대로 움직이는 게 좋다. 요즘은 결혼한 친구들도 애들이 어느정도 커서 저녁에 보는 것도 가능해 외롭지 않다.

▲ 비혼주의자인가?

그런건 아니다. 관심이 줄어든 거다.

▲ 체력이 떨어져서 영양제를 10여개나 챙겨 먹는 것인가.

10개 이상 먹는다.(웃음) 아침에만 10개다. 오후에 10개를 더 먹어서 20개 정도 먹는 것 같다. 비타민만 5~6가지 종류가 있고. 유산균, 오메가3, 루테인, 남들이 먹는 그런 것들을 챙겨 먹는다.

▲ 앞으로 계획이 있을까.

지금처럼 하던 일을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그래도 나이를 먹으면서 연기자로서 다양한 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든다. 이전엔 극의 비중이나 이런 것도 따졌는데, 이젠 개의치 않는다. 재밌고 새로운 역할이면 그 자체로 의미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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