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佛 흑마늘 열풍과 한식 세계화

입력 2018-10-31 18:55  

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destinybr@hankyung.com


[ 김보라 기자 ] “흑마늘이 프랑스 셰프들 사이에서 인기입니다.”

지난 23일 세계 3대 식품박람회의 하나인 프랑스 파리식품박람회(SIAL)에서 만난 한 바이어의 얘기다. 올해는 15만여 명의 바이어와 194개국 7000여 개 식품업체가 참가했다. 혁신 식품 15개를 꼽는 ‘SIAL 그랑프리’에는 흑마늘잼 등 흑마늘 식품이 2개 포함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흑마늘로 스페인과 프랑스 회사가 상을 받았다.

올해는 아시아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컸다. 발효와 숙성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한국관도 성과를 냈다. ‘김치잼’이 처음으로 그랑프리 15개에 들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한국관엔 역대 최다인 98개 업체가 출품했다.

아쉬움이 남는 건 콘텐츠였다. 한국관에는 한국 대표 식품이 보이지 않았다. aT는 참가비의 약 50%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주로 중소기업을 유치한다. 그러다 보니 해외에서 인기인 신라면, 햇반, 양반김, 종가집 김치 등의 브랜드는 찾아볼 수 없다.

국내 최고 유통·식품회사 경영진이 이 박람회에 해마다 찾아가면서도 출품은 하지 않는다. 해외 경쟁사 동향만 살피고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기업이 출품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유럽 시장은 비용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거나 “중소기업과 대등하게 전시되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라고 한다. 전시회 같은 곳에 참여하지 않아도 자체 유통망을 통해 수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케팅에 적극적이지도 않았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진열대에 각각 라면을 봉지째 진열하고 바이어를 기다렸다. 샘표는 된장과 고추장, 간장을 포장 그대로 전시했다. 외국 바이어들은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반면 일본관은 축제장을 방불케 했다. 녹차 잎을 가는 기계를 체험하려는 줄이 길었고, 라면 시식 코너도 북새통이었다. 한 육수 제조업체는 조리 과정을 영상으로 상영했다. 일본이 스시와 젓가락 문화를 세계에 퍼뜨리기까지 50년 걸렸다. 정부, 대·중소기업이 모두 힘을 모은 결과였다.

한 한국 업체에 시식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어차피 살 사람만 오고, 한국엔 별 관심도 없다”는 답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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