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ㅣ "에이핑크 손나은에서 '호러퀸 스크린 도전' 떨려요"

입력 2018-11-12 09:01   수정 2018-11-12 11:12

영화 '여곡성' 옥분 역 손나은




비주얼 센터, 패셔니스타…지금껏 에이핑크 손나은에게 따라왔던 타이틀이다. 손나은이 이번엔 '호러퀸'이라는 타이틀에 도전했다. 예쁘고 화려한 무대 위 모습을 내려놓고 수수하고 순수한 소녀에서 욕망의 화신이 되는 옥분으로 분해 영화 '여곡성'의 이야기를 이끈다.

'여곡성'은 알 수 없는 죽음이 연이어 벌어지는 대저택에 한 여인이 들어오게 되면서 비밀스러운 저주가 밝혀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지난 8일 개봉했다. 손나은이 연기하는 옥분은 저택의 저주를 찾아나서는 인물로 관객에게 공포스러운 상황을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데뷔 7년 만에 첫 스크린 주연작 '여곡성'을 내놓은 손나은은 "에이핑크 멤버들 없이 솔로로 처음으로 진행하는 인터뷰"라며 떨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전하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 첫 주연작을 본 소감이 어떤가.

적응이 안됐다. 새로웠던 거 같다. 항상 TV에 나오지 않았나. 스크린에서 나오는 걸 보니까 재밌기도 하면서 긴장도 많이 했다.

▲ '여곡성'은 1986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을 본 적이 있나.

태어나기 전에 개봉한 영화라 이전엔 보지 못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감독님과 얘기를 하다보니 안보는게 나을 것 같아서 보지 않기로 했다. 캐릭터도 바뀌었고, 아무래도 원작의 장면을 보고 연기를 하면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었다.

▲ 원작이 있고, 사극이었다. 어려운 장면도 많았고.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가 있었을까.

가수로서 예쁜 모습, 멋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 연기할 땐 많이 내려놓고 싶었다. 쪽진 머리를 하고, 극 초반 때분장을 하는 것도 개인적으론 도전이었는데, 연기할 때 만큼은 가수 손나은이 아닌 연기하는 손나은이고 싶었다. 촬영장에서 며칠씩 숙박을 하면서 찍었는데, 그것 역시 좋은 경험이었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 그래도 20대 중반, 아이돌인데 임신부라는 설정은 꺼려지지 않았나. 베드신을 연상케하는 장면도 있었고.

임신을 했다는 설정보다 모성애라는 감정이 어려웠다. 제가 아직 겪어보지 못한 거라 힘들었다. 그래서 엄마 생각을 많이 하면서 연기했다. 잠자리 장면도 제 스스로 걱정은 크게 안했는데, 팬들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걱정이 되긴 했다. 팬들이 저희(에이핑크)를 딸처럼 대해주신다. 행사 때 얇은 옷이나 짧은 치마를 입혔다고 스타일리스트에게 항의를 하기도 하신다. 굉장히 보수적이시라(웃음) 팬들 생각이 났다. 그런데 이런저런 것들을 다 생각하면 앞으로 아무 것도 못할 거 같다. 연기로만 봐주셨으면 좋겠다. 전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많이 하고 싶다.

▲ 학창 시절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나. '여곡성'을 하면서 반영된 부분이 있나.

열심히 봤다. 전공도 있지만, 이모 할머니가 무대 감독님이라 관심이 많았다. 이모 할머니와는 드라마를 같이 작업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소품이나 세트에 흥미로운 요소가 많아서 주의깊게 봤다. 그런 부분들을 예민하게 보고 관심을 갖는게 연기에 집중하는 또 다른 힘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 연기를 위해 따로 준비해 간 부분은.

제가 노트필기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대본에 여기저기 필기도 하고, 고민도 하고, 계산한 걸 적어서 준비해갔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니 그게 다가 아니었다. 특히 모성애라는 감정을 표현하는게 어려웠다. 옥분이 욕망에 휩싸이게 되면서 신씨부인(서영희 분)을 닮아가게 되는데, 서영희 선배가 어떻게 연기하는지 보고, 그걸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 서영희와의 호흡은 어땠나.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스타일 같았다. 전 철저하게, 완벽하게 준비가 안되면 불안한 성격이다. 이것저것 다 쓰고, 녹음해서 들어보고, 영상도 찍어보고. 그렇다고 그걸 현장에서 보지도 않는데.(웃음) 그게 피가 되고 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렇게 했다.

▲ 영화 막판에 우물 속에서 액션을 펼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고생한 게 눈에 보이는 장면이다.

날씨가 추워서 다들 고생하고 힘들었지만, 그 장면은 특히 더 힘들었던 장면이었다. 서영희 선배와 촬영 전 호흡을 맞추기 위해 액션 스쿨에 가서 연습도 했는데, 정말 쉬운 건 없었다.(웃음) 바닥까지 물이 깔려 있어서 몸이 젖어 체온이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옷 안에 잠수복을 입고 몸에 테이핑을 했는데, 몸싸움이 격해지다보니 테이프가 다 떨어졌다. 물이 다 들어가서 몸도 무거워지고, 체온도 떨어지고, 연기도 해야하는게 힘들었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 '여곡성'을 통해 어떤 평가를 듣고 싶나.

어떤 평가든 받을 준비가 돼 있다. 연기가 아니더라도 여러 반응을 살펴보는 편이다. 고쳐야할 점도 확인하고. 사람인지라 상처를 안받을 순 없고, 그게 마음에 남아 잡생각이 들 때도 있다. 스스로 강해지고 싶다. 어떤 편가든 달게 받고 싶다.

▲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잘 견뎌냈다고 말해주고 싶다. 100%의 컨디션으로 100%의 결과물을 내는 것도 힘든데, '여곡성'을 찍을 때 콘서트 준비를 병행하면서 하느라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부족한 상황에서 100%를 끌어내려 했지만, 잘 안됐다.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아프지 않고 촬영을 끝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고생을 하고, 많은 노력을 해도 '아이돌'이란 타이틀 때문에 더 박한 평가를 받을 때가 있다.

어떤 일이든 평가를 안받을 순 없다. 주어진 기회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책임감을 갖고 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가지 그랬도, 앞으로도 그렇게 최선을 다할 한다. 기대치를 모두 만족시켜드릴 순 없겠지만, 열심히 하면 마음은 전해지지 않을까 싶다.

▲ 연기 도전 초반 연기력 논란 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연기라는 일에 매력을 느낀 이유가 있을까.

회사에 가수 연습생으로 들어왔는데, 연기자 연습생으로 분리가 됐다. 나 혼자 '뭘 해야 하나' 혼란이 많았다. 연기에 재미를 느낄 때 쯤 에이핑크로 데뷔했다. 거기에 아쉬움이 남아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 연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엔 아무 것도 모르던 시기라 스케줄을 소화하기에 급급했다. 그러다가 JTBC '무자식 상팔자'를 계기로 '아, 연기가 이런 거구나'를 느낀 거 같다. 사람들의 평가를 안다. 그것도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려 한다.

▲ 가수와 연기자, 두 일을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에도 변화가 있을까.

좋은 작품이 있으면 연기를 하겠지만, 제 본업은 가수다. 작품을 끝내고 연기의 감을 조금 알게 됐을 때, 가수 활동을 해야해서 이어갈 수 없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불만은 없다. 둘 다 재밌는 일이다.

▲ 손나은의 미래엔 에이핑크가 자동으로 껴 있는 것 같다.

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그리고 저희가 아직 10년도 안됐다. 더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못 이룬 것들도 많다. 이번 홍보를 하면서도 멤버들의 빈자리를 크게 느낀다. 이런 인터뷰도 처음이다. 지금도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이 안난다.(웃음)

▲ 연기자, 에이핑크 외에 패셔니스타도 손나은을 대표하는 키워드다. 트레이닝복만 입어도 '완판'이다.

옷 입는 걸 좋아하고, 다양한 스타일링을 선보이고, 화보를 찍는 작업은 재밌다. 그 역시 연기고, 또 하나의 예술이니까. 그런데 패션은 너무 빠르더라. 트렌드가 너무 빨리 바뀌어서 '패셔니스타'라고 하기엔 제가 따라가지 못할 거 같다. 레깅스는 정말 생각 없이 입었고, 화제가 된 후에도 피부에 와닿는 반응을 느끼진 못했다. 나중에야 알았다. 근데 그 후로 신경이 쓰이긴 하더라.(웃음) 괜히 한번쯤 입어줘야 할 거 같다가도. '저것만 입는다'는 반응이 나올까봐.

▲ 재능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것 같다. 손나은의 '욕망'은 무엇일까.

갈수록 하고 싶은게 많아 진다. 요즘은 미술을 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개인전도 생각하고 있다. 열심히 준비하는데, 사람들한테 보여줘야 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생각하니 어려워지더라. 입시 미술을 하던 때와 달랐다. 깊이 있게 해야해서 손을 담궜다 놓은 상태다. 카페도 운영하고 싶다. 카페에 그림도 걸고. 전시회 겸 팬들과 만남의 장소가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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