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내부고발자들 "성범죄 관련 책임자 문책을"

입력 2018-11-13 18:48   수정 2018-11-14 10:06

인터넷 공개방송서 검찰 내부 적폐척결 촉구
내부고발엔 인사보복, '무마조'엔 영전 따르는 인사 관행 꼬집어
영장 회수 사건 진 검사, 강원랜드 사건 안 검사도 징계 우려
장기 미제 급증에 "유유자적하며 도장만 찍는 분 너무 많다"지적



[ 안대규 기자 ] 검찰 내 대표적 ‘휘슬블로어(내부고발자)’들이 팟캐스트 공개방송에 출연해 성범죄 관련 책임자들의 인사조치를 요구하는 등 적폐 척결을 촉구했다.

박병규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사법연수원 29기),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30기), 서지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33기) 등 3명은 지난 12일 공익제보자를 위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했다. 현직 검사가 인터넷 공개방송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 법무부가 검사의 대외 발표를 ‘사전 승인’에서 신고제로 윤리강령을 바꾸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이날 임 검사는 검찰 내 성범죄와 관련해 문제제기한 검사에겐 ‘인사보복’이, 이를 묵살·방조·은폐한 검사에겐 ‘영전’이 뒤따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5년 서울남부지검에서 후배 여검사에 대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지만 제대로 수사하거나 감찰하지 않았다”며 “당시 성범죄 사실을 기자들에게 숨겼던 문모 검사, 대검찰청 소속 여모 검사와 당시 감찰을 담당했던 장모 검사 모두 올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여검사로서 후배들의 피해를 보면서도 침묵했던 이모 검사는 올해 요직으로 영전했다”고 말했다.

임 검사와 서 검사는 초임 검사 시절 공개적인 회식 자리에서 거의 매일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임 검사는 “술자리에서 상사의 볼뽀뽀 정도는 셀 수 없었고, 더 심한 강제 추행도 많았다”며 정신적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성범죄 사실을 폭로한 여검사들에게 ‘꽃뱀’이라거나 ‘정치하려 한다’며 2차 피해를 가하고 인사보복을 한다”고 밝혔다.

실제 내부 게시판에 여러차례 문제를 제기했던 임 검사는 징계를 당하고 2년간 승진에서 누락됐다. 인터뷰를 통해 ‘미투운동’을 촉발시킨 서 검사도 지방 발령, 승진 누락이 뒤따랐고, 박 검사는 임 검사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가 적격심사에서 탈락했다.

임 검사는 제주지검에서 진혜원 검사가 청구한 영장을 상사가 몰래 회수한 사건,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수사했던 안미현 검사에 대한 윗선의 압력 사례를 소개하며 검찰내 내부고발자들이 인사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진 검사는 사무감사와 감찰을 통해 징계가 검토 중"이라며 "안 검사 역시 내년 적격심사 대상인데 인사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검사는 “상부의 잘못된 지시에 누구도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검찰내 조직문화는 마치 범죄단체와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검찰 인사 관행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서 검사는 “1년에 한번씩 부서가 바뀌고, 예측불가능한 인사로 검사들은 더욱 윗선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며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를 하더라도 검찰 조직에서 ‘찍히면’ 영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검찰내 수사와 관련없는 기획부서가 너무 많고, 파견도 많고, 고등검찰청이상 간부들도 너무 많다”며 “도장찍으면서 유유자적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에 수사인력이 집중되고 전국 지방검찰청에 장기 미제가 쌓이면서 일선 검사들이 일손 부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꼬집은 것이다.

극소수의 문제제기로 거대한 검찰 조직문화가 바뀌겠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서 검사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지만 계속 계란을 던져보겠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결국은 검찰 조직이 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 순간에 매몰되서 안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길게보면 시간과의 싸움일뿐”이라고 답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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