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국산 금연 치료제…원조 '챔픽스' 넘어설까

입력 2018-11-23 17:36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 전예진 기자 ] 요즘 국내 제약업계의 관심은 금연 치료제에 쏠려 있습니다. 지난 14일부터 약 30개의 국산 금연 치료제가 정부의 금연치료지원사업에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화이자의 ‘챔픽스’가 금연 치료제 시장을 독점해왔는데요. 정부가 2015년부터 금연 치료제 약값을 환급해주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챔픽스 처방액은 2014년 63억원에서 지난해 650억원으로 10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은 챔픽스 시장을 노리고 복제약을 개발해왔죠.

챔픽스는 바레니클린 타르타르산염이라는 성분으로 이뤄졌습니다. 국산약은 챔픽스와 똑같은 바레니클린 성분을 사용하면서 염을 변경한 제품입니다. 약효를 발휘하는 성분은 그대로 두고 염을 바꾸는 방법은 제약사들이 특허를 피하기 위해 쓰는 전략인데요. 한미약품은 바레니클린 옥살산염수화물 성분의 ‘노코틴’을, 경동제약은 바레니클린 베실산염일수화물로 만든 ‘레니코’를 내놨습니다. 나머지 회사들은 바레니클린 살리실산염으로 만든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기본 성분에 큰 차이가 없다 보니 마케팅 경쟁이 치열합니다. 한미약품은 자사의 제제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노코틴 출시를 기념해 사내 금연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확대했습니다. 이달부터는 금연을 결심한 직원들에게 사내 복지포인트를 지급하고 성공한 사람 수만큼 회사가 기금을 조성해 취약 계층에 전달한다고 합니다.

보령제약은 패키지와 디자인으로 차별화에 나섰습니다. 제품명도 독특합니다. ‘연기를 쉰다’는 의미의 ‘연휴정’(사진)인데요. 알약마다 복용일이 적혀 있고 아침, 저녁 표시를 해와 달 모양 그림으로 그려놨습니다. 날짜와 시간에 따라 약을 복용하도록 안내해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겁니다. 바레니클린은 금연 시작 1주 전부터 0.5㎎ 1정을 3일간 하루 한 번 복용하고 다음 4일간 1일 2회, 이후 2주째부터는 1㎎ 1정을 1일 2회 등 총 12주간 복용해야 하는데요. 복용 기간에 따라 용량과 횟수가 달라 헷갈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아예 날짜에 따라 용량을 달리해 제품을 포장한 것이죠.

국산 복제약이 쏟아지자 화이자는 국내 제약업계 매출 1위인 유한양행과 손잡고 공동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1일에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챔픽스 설명회도 열었습니다. 금연약을 처방하는 의사들을 공략하겠다는 것이죠. 소비자로서는 챔픽스든 국산약이든 부담액은 똑같습니다. 12주 금연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본인부담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가격 차이가 없다 보니 오리지널인 챔픽스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산약이 글로벌 제약사와의 대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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