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방치는 싫고 굴릴 자신은 없고…TDF에 은퇴자금 몰리는 이유

입력 2018-12-11 16:12  

떠오르는 타깃데이트펀드

해외 주식·채권 등에 분산 투자
젊은층은 위험자산 비중 높이고
은퇴 가까운 중년은 안전자산↑

TDF 뒤 숫자는 은퇴예상 연도
2045는 은퇴 먼 청년층이 타깃

펀드 보수 등 고려해 선택해야



[ 마지혜 기자 ] 노후 대비와 절세를 위해 연금저축 계좌와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터둔 투자자가 많다. 하지만 계좌에 있는 돈을 제대로 굴리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대부분은 자금을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넣고 들여다보지 않는다.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도 일상이 바쁘고 관리하기 번거롭다는 이유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때 교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저금리 시대에 예금과 같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만으로 노후자산을 굴려서는 은퇴 이후가 막막하다. 실적배당형 상품인 펀드는 기대수익률이 비교적 높지만 가입 이후 꾸준히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펀드 성과를 전망하고 투자 비중을 조정하거나 갈아타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 주식과 채권 등에 분산투자하면서 가입자 생애주기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연금자산을 쉽게 관리할 수단으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펀드 하나로 편하게 글로벌 분산투자

TDF는 가입자의 은퇴 예상 시점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자산운용사가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조정해주는 펀드다. 은퇴까지 남은 시간이 많은 청년기에는 성장주나 고수익 채권 등에 자산을 집중 투자하고,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배당주나 국·공채 비중을 높여 안정적으로 운용한다. 가입자가 별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자산이 꾸준히 관리돼 투자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 어려운 일반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삼성, 미래에셋, 한국투자신탁, KB, 한화, 신한BNP파리바, 키움투자, 하나UBS 등 8개 자산운용사가 TDF를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

TDF 이름엔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같은 숫자가 붙어 있다. 은퇴 예상 연도를 뜻한다. 예컨대 가입자가 은퇴까지 10여 년을 앞둔 50대 직장인이라면 펀드명에 2030이 있는 TDF를 선택하면 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각 운용사의 2045 TDF 가운데 연초 이후 수익률(지난 7일 기준)이 가장 양호한 건 ‘신한BNP파리바 마음편한TDF’(-2.31%)다. ‘미래에셋 전략배분TDF’(-3.57%), ‘삼성 한국형TDF(-3.78%)’ 등이 뒤를 잇는다. 글로벌 시장에 자산을 배분하는 펀드라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 534개(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 -16.04%)와 해외 주식형펀드 744개(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 -10.81%)에 비하면 손실 폭이 작다. 9개의 2045 TDF 중 지난 3월과 6월 각각 출시돼 연초 이후 수익률이 없는 ‘한화 LifePlus TDF’와 ‘키움 키워드림TDF’를 제외한 7개 상품을 비교한 결과다.

수익률은 펀드 클래스별 보수를 차감하기 전인 운용펀드 기준 수익률로 비교했다. 2045 TDF는 은퇴까지 25년 이상이 남아 있는 청년층을 가입 타깃으로 해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비교적 높다.

글로벌 증시 급락의 여파로 TDF도 올해 손실을 봤지만 장기 수익률은 양호한 편이다. 2016년 4월 설정된 ‘삼성 한국형 TDF 2045’와 지난해 3월 설정된 ‘미래에셋 전략배분TDF 2045’의 설정 이후 수익률(운용펀드 기준)은 각각 17.20%, 10.84%다. ‘한국투자 TDF알아서2045’는 지난해 3월 설정 이후 8.36%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김승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마케팅팀장은 “TDF는 장기투자 상품인 만큼 단기 수익률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하락장에서도 매달 일정금액을 꾸준히 적립하면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안정적인 장기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입 전 비용 살펴야

전체 연금펀드 시장에서 TDF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 지난 7일 기준 TDF 설정액 규모는 1조3222억원으로 전체 연금저축펀드(11조1634억원)와 전체 퇴직연금 펀드(13조7291억원) 규모에 비해 작다. 많은 연금펀드 투자자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국내 주식형펀드나 해외 주식형펀드를 주로 선택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TDF가 소개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영향도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TDF 시장 규모가 7500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TDF 시장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다.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장은 “시장의 등락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역과 전략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위험을 관리하면서 자산을 세계의 다양한 자산에 배분하는 TDF는 투자자금을 안정적으로 늘리길 원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 선택지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TDF를 고를 땐 펀드별 성과와 전략을 비교하는 동시에 펀드 보수 등 고정 비용을 줄이는 일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투자 기간이 긴 만큼 투자비용 차이가 투자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등은 TDF 자산을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 액티브펀드에 비해 비용이 낮은 패시브펀드에 주로 투자하는 전략으로 총보수율을 낮췄다.

총보수뿐만 아니라 피투자펀드(펀드가 투자하는 펀드)에 드는 비용까지 합산한 ‘합성 총보수’도 살펴봐야 한다. 대부분 TDF는 해외 펀드 여러 개를 편입하는 재간접펀드라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2045 TDF 기준 합성총보수비용이 제일 저렴한 건 ‘하나UBS 행복한TDF’(0.88%)다. 중대형사 상품 중에선 ‘KB 온국민TDF’가 1.185%로 상대적으로 낮다. ‘미래에셋 자산배분TDF’(1.37%)와 ‘키움 키워드림TDF’(1.375%) 등이 뒤를 잇는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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