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게임에 대한 편견 깨라"는 말, 규제론자들 귀담아 들어야

입력 2018-12-18 17:49   수정 2018-12-20 13:18

“게임에 대한 부정적 속설은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없다.” ‘제1회 씽크 어바웃 게임톡(T·A·G talk)’ 행사를 기획한 신경과 의사이자 인지과학자인 이경민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장의 말이다. 이 교수는 “게임에 집중하는 동안 뇌세포들의 연결성이 개선된 사례가 많다”며 “게임을 건강을 지키는 수단으로 활용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소개했다. ‘게임’ 하면 ‘중독’부터 떠올리는 고정관념과는 전혀 다른 시각이다.

얼마 전 일어난 ‘선릉역 칼부림’ 사건은 게임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보여줬다. 사건 피의자와 피해자가 알게 된 경위가 게임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다른 인과관계 가능성은 다 무시한 채 “게임 중독에 따른 폭력성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일었다. 폭력만 발생하면 무조건 게임과 연관 짓는 이런 경향은 문제가 있다. 과거와 달리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시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

게임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 등이 온갖 규제를 양산하는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특히 걱정스럽다. 자정 이후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잘나가던 게임산업은 셧다운제 도입 이후 성장이 정체되고 글로벌 경쟁력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게임업체 수가 감소했고, 일자리도 줄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규제를 낳고, 규제는 다시 게임 이미지를 더욱 나쁘게 만드는 악순환에 빠진 형국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년 5월 총회에서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에 ‘게임 장애’를 등재하는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여러 연구에서 게임은 중독물이 아님이 밝혀지고 있다”는 반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게임이 사람의 인지기능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한 논문이 훨씬 많다”는 이 교수의 주장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규제를 하더라도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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