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 "내재적 발전 통해 참인천 연수구 만들 것"

입력 2018-12-19 10:18  

인천 내재적 발전 통해 서울 종속 벗어나야
글로벌대학·국제기구 등 지역연대 강화 필요

송도유원지의 역사성과 상징성 살려 재도약
나눔과 배려 실천하는 도시...국제미래생명도시

인터뷰 고남석 인천시 연수구청장



“인천은 1883년 개항 이후 다양한 문물이 첫 선을 보인 개항 문화, 공항과 항만이 있는 글로벌 도시 기능, 투자 유치가 가장 활발한 경제자유구역의 역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시켜야 합니다.”

고남석 인천시 연수구청장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천은 서울이 아닌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공항이 있는 해양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수구는 인구 34만명으로 인천시 10개 구·군 중에서 다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기초자치단체다. 유엔 및 국제기구 10여 개가 활동하는 송도국제도시를 품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공항은 자동차로 20여분 거리다.

고 구청장은 “송도국제도시에는 외국 유명대학의 아시아캠퍼스, 녹색기후기금 사무국(GCF) 등 국제기구들이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다”며 “이런 좋은 조건을 적극 활용해 지역의 경제와 문화에 생기를 불어넣는 내재적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재적 발전 방향의 한 예로 내년 4월 연수구에 개장하는 크루즈 전용터미널에 대해 설명했다. 크루즈터미널은 5만6005㎡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7364㎡의 규모로 건설되는 크루즈모항이다. 고 구청장은 “크루즈터미널 개장으로 본격적인 크루즈관광 시대를 맞을 수 있지만, 인천에 내린 해외관광객들이 서울이나 다른 도시로 관광을 떠나면 지역경제 도움이 되기는커녕 상처만 남길 것”이라며 “크루즈관광과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국제기구·글로벌캠퍼스 등 도시 장점을 연계한 프로그램 창출이 내재적 발전의 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크루즈를 북한의 남포항과 연결시키는 남북크루즈사업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과 연수구가 가지고 있는 항구와 터미널의 활용을 극대화시키면 관광객들이 남북한의 수도권을 전부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남포항부터 평양까지는 50여km에 달할 정도로 가깝다.

▶송도국제도시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거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송도국제도시는 인천이나 연수구뿐 아니라 국가경쟁력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교두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오 클러스터나 유수의 대학, 연구개발(R&D) 사업이 진행되는 지리적인 강점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한 효과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수구에 8개 대학이 있는데, 한 공간에 대학의 밀도가 높은 것보다 어떤 효과를 내느냐가 자랑이 되어야 합니다. 녹색기후기금 사무국(GCF)도 송도에 들어와 직원이 30명에서 300명으로 늘어났지만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사업들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지역사회와 결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여러 긍정적 요인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우리의 자산적 가치로 전환시키는 작업이 시급합니다.

미래의 송도가 주거도시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는 내년 크루즈 전용터미널 개장과 GTX-B 노선의 조기개통 같은 대외적인 환경이 먼저 개선돼야 합니다. 지역 내 경제효과와 일자리가 창출되면 송도국제도시는 자연스럽게 비즈니스와 주거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겁니다.

▶연수구의 지역이슈로 과거 수도권 대표적인 위락시설인 송도유원지의 재도약, 중고자동차 수출단지 이전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송도유원지는 1990년대 성수기에 하루 5만여 명이 찾을 정도로 대표적인 수도권의 관광명소입니다. 경영악화로 유원지가 문을 닫고 중고차수출단지가 생기면서 소음과 분진, 불법건축물 등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골칫거리가 됐어요.

최근 중고자동차수출조합에서 다른 부지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천 외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 전국 중고차 수출물량의 80%가 넘는 물동량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우려됩니다. 인천시와 항만공사, 상공회의소, 관련 기초단체들이 모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고차수출사업은 경제효과가 3조원에 달하는 특화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중고차수출단지가 이전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도 깊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2020년이면 도시계획상 유원지 조성 기한이 만료됩니다. 토지주들은 상업시설 전환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송도유원지가 갖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송도석산과 연계한 시민휴양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논리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의견이 우선돼야 합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인천대교를 넘어 시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이 송도석산입니다.
송도석산 활용은 송도유원지 중고차수출단지와 함께 지난 지방정부에서도 해결하지 못했던 대표적인 현안입니다. 당사자 간의 이해문제와 주민 민원, 관계기관의 비협조 등으로 해결에 어려움을 겪었죠. 다행히 최근 두 문제 모두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인천시와 협의해 인천도시공사로부터 송도석산 9만2000여㎡를 무상임대 받아 내년부터 텃밭과 과수원, 피크닉장 등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입니다. 먼저 12억원을 투입해 힐링농장과 야생화정원, 하늘극장, 건강체험길, 나들이장, 하늘극장, 입구광장, 산채숲, 약초숲 등 주민치유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텃밭도 주민들에게 분양해 직접 재배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도 마련하려고 합니다.

1단계로 내년 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힐링농장, 수도, 퇴비장, 자재창고 등을 조성합니다. 이어 2단계로 도시농업시설을 조성해 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 도시농부학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인천도시공사에서 석산 구조안전진단 용역이 끝나 안전장치가 마련되고 무상임대 승인이 나는대로 내년 1~2월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갑니다. 2월 주민참여토론회를 거쳐 3월에는 1단계 착공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연수구를 어떤 이미지의 기초자치단체로 성장시키고 싶습니까.
지식이 한 개인의 부를 축적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시절이 있었지만,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지식을 함께 공유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소통을 통한 문화 요충지나 공간 능력을 갖춘 도시가 필요합니다.

자기가 사용하는 모든 부나 명예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이뤄졌다는 생각, 이것을 기본으로 해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할 줄 아는 도시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도시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이 우리 연수구의 미래 목표인 ‘국제미래생명도시’입니다.

미래를 주도하는 도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지식을 함께 공유하며, 문화로 이야기하는 공감 세대의 연수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연수구 면적의 66%를 차지하는 송도국제도시 역시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는 지역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이런 국제성의 기준을 좇아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든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의미죠.

GTX-B노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촉구나 내년 크루즈 전용터미널 개장에 대비한 다양한 서비스 정책 등도 연수구를 국제적 기준을 갖춘 도시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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