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훌쩍 넘은 크라우드 펀딩…자금 조달에 홍보까지 '일거양득'

입력 2019-01-09 17:45  

지난해 1위 업체 와디즈 601억

소액투자자 5000명이 5억원 모금…반려동물 전자제품 시장 개척
크라우드 펀딩 1위 업체 와디즈, 작년 3500건 펀딩…2017년의 3배



[ 김기만 기자 ] 소액 투자자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크라우드 펀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과 판매 및 마케팅 채널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라우드 펀딩 1위인 와디즈는 지난해 성사시킨 펀딩 금액이 601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2017년(282억원)의 2배가 넘는다. 펀딩 건수는 지난해 3500건으로 2017년(1200건)의 약 3배에 달했다. 와디즈는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기 전에 선주문을 받는 ‘리워드형’과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할 수 있는 ‘증권형’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영화, 음악, 미술 등 창작자 중심의 텀블벅(약 300억원)과 재고 없는 생산을 지향하는 카카오 메이커스(약 500억원)를 합치면 지난해 크라우드 펀딩에 몰린 돈은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와디즈 관계자는 “크라우드 펀딩 과정을 알려주는 ‘와디즈 스쿨’에 매달 500여 명이 지원한다”며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제품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를 확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디즈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자금을 모은 제품은 혼자 있는 반려동물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인공지능 로봇(바램 펫 피트니스 로봇)이었다. 펀딩 금액은 6억3000만원이었다.

반려동물을 위한 전자제품 브랜드 ‘두잇’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했다. 고양이를 위한 반려동물 정수기 ‘두잇 워터팟’은 지난해 5억원에 가까운 모금에 성공했다. 한 달 동안 5000개 이상이 팔려나갔다. 2017년 반려동물 드라이하우스(털을 말리는 기계)도 이 방식으로 팔아 성공했다. 두잇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알린 스타트업 몰트(2015년 설립)는 크라우드 펀딩을 발판으로 14개 온·오프라인 상점에 입점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전에 수요를 예측하고, 자금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몰트 관계자는 “반려동물 전자제품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전에 시장의 반응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스타트업인 쿼럼바이오는 소액 개인 투자를 받고 제품을 생산하는 ‘리워드형’과 소액 지분 투자를 받는 ‘투자형’ 모금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치과의사인 심재현 대표 등이 2013년 설립했다. 세균변성이나 병의 발현을 억제하는 쿼럼센싱 기술을 기반으로 내놓은 프리미엄 치약으로만 지난해 3500만원 이상을 모금했다. 모금액은 크지 않았지만 실적이 나는 바이오 회사로 알려지면서 후속 투자가 이어졌다. 개인 엔젤투자 등을 포함하면 30억원에 가까운 투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심 대표는 “잇따른 투자 유치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좋은 인재가 몰려들었다”며 “스타트업이 매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데스밸리를 넘기는 데도 크라우드 펀딩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팬덤이 생긴 사례도 있다. 전자제품과 소품 등을 만드는 게이즈랩은 지난해 3월 무선 충전마우스패드를 내놓기 위해 와디즈에서 크라우드 펀딩에 나섰다. 제품 배송 이후 소비자들이 성능 등에 불만을 나타냈다. 게이즈랩은 이를 반영해 개선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1차 펀딩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사람들은 게이즈랩의 팬이 됐다.

대기업 사내벤처도 크라우드 펀딩에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사내벤처인 플립은 지난해 실험적으로 구스다운(거위털) 패딩을 생산하면서 의류 소재 선정과 생산 과정 등을 공개했다. 소비자들의 호응은 2억5000만원의 펀딩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을 통해 16만원대의 가성비 좋은 패딩 점퍼를 내놨다.

정부도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섰다. 지난 8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창업 벤처기업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년 동안 모집할 수 있는 금액이 7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어났다. 지금도 상품과 서비스 구매가 함께 이뤄지는 ‘리워드형’에는 금액 제한이 없지만, 지분 투자 등을 위한 ‘증권형’도 활발하게 한다는 취지다. 크라우드 펀딩을 발판으로 해외 진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와디즈는 일본 1위 크라우드 펀딩 업체인 마쿠아케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실력 있는 국내 기업이 와디즈와 만나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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