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KCGI "자산 팔아 신용등급 높여라"…한진그룹에 주주제안권 발동

입력 2019-01-20 17:42  

3월 주총 앞두고 공세 수위 높여
호텔·빌딩·부지 등이 매각 후보
한진 거부 땐 표 대결 가능성

'스튜어드십' 도입한 국민연금도 조양호 회장 일가 '정조준'



[ 김익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20일 오후 3시35분

행동주의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가 한진그룹에 비주력자산을 팔아 계열사 신용등급을 높이라고 요구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0.81%, 물류 계열사인 (주)한진 지분 8.03%를 매입한 KCGI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에 나섰다는 평가다. 주주제안이란 주총에 의안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회사가 주주제안을 거부하면 다음 수순은 표 대결이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 한진그룹을 겨냥해 주주권 행사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KCGI도 요구안을 제시하면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경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진은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KCGI는 지난 9일 협상테이블에서 한진그룹에 신용등급을 개선하고 경영 효율화를 달성하는 동시에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KCGI는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장부상 가격이 저평가된 자산을 매각하고 적자 사업을 정리하라고 제안했다”고 공개했다.

KCGI가 한진칼이 보유한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장부가 653억원),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호텔(장부가 76억원, 시장가치 900억원) 등을 지목해 매각을 요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칼호텔네트워크의 그랜드하얏트인천·제주칼호텔·서귀포칼호텔, 대한항공이 보유한 서울 송현동 부지(연면적 3만6363㎡), 정석기업이 갖고 있는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제동레저가 소유한 경기 양평 토지 등도 매각 후보로 꼽힌다.

한진칼 등이 이들 자산을 시장가치로 팔면 적잖은 매각차익을 실적에 반영할 수 있다. 그만큼 재무구조는 좋아진다. 예를 들어 한진칼이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을 매각하면 시장가치에서 장부가를 뺀 824억원가량의 매각차익을 실적과 재무제표에 반영할 수 있다.

KCGI가 소액 주주들이 반길 만한 제안을 통해 명분을 쌓는 동시에 의결권 결집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KCGI 임원진은 한진칼 지분을 가진 기관투자가들을 접촉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국회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시민단체·학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한진그룹이 요구를 거절하면 KCGI가 국민연금과 소액 주주들의 지지를 토대로 한진칼·한진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6일 올해 첫 회의를 열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와 범위를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검토해 보고하도록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진칼과 핵심 계열사 대한항공에 대한 본격적인 경영 참여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KCGI의 공세에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변수까지 겹치자 조 회장 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국민연금과 KCGI가 직접 연대는 어렵지만 한진칼 주총에서 회사 측 안건에 공동으로 반대표를 행사하는 형태로 공동 보조를 취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주총 안건에서 반대표를 행사하는 것은 지분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바꾸지 않고도 가능하다.

소액주주들까지 이 같은 움직임에 가세할 경우 조 회장 일가의 경영권은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 한진그룹이 KCGI 요구 중 일부를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KCGI 요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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