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수년째 적자로 자금여력 없고…그룹은 조선社 M&A 의지 약해"

입력 2019-02-08 17:46  

팩트 체크 - 삼성重도 대우조선 인수전 뛰어들까

산은, 삼성重에도 제안서 보내 28일까지 입찰 여부 기다리기로

삼성重 '참전' 힘들 듯
시가총액, 현대重 절반 수준
최대주주 지분율도 낮아, 인수 땐 産銀이 1대주주

새 먹거리로 위기 돌파
친환경·스마트십 기술에 사활
해양플랜트 수주도 전력투구



[ 김보형 기자 ] “‘빅3’ 체제에서 ‘1강 1중’으로의 변화는 위기지만 인수전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을 바라보는 삼성중공업의 속내다. 세계 1, 2위 조선사(수주 잔량 기준)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결합은 삼성중공업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원자재 ‘바잉 파워(구매력)’를 앞세운 현대·대우조선보다 수주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서다. 일각에서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 인수전에 뛰어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 이유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중심의 그룹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현대중공업과 달리 중간지주회사 설립도 쉽지 않아 대우조선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산은, 삼성중공업에도 입찰 제안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 인수제안을 받은 삼성중공업은 경영진 회의를 여는 등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산은은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인수합병(M&A)에 관한 조건부 양해각서를 맺으면서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제안서를 보냈다. 입찰에 두 곳 이상 참여하지 않으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되는 국가계약법에 따른 조치다. 산은은 오는 28일까지 삼성중공업의 입찰 제안을 기다린 뒤 다음달 4일까지 제안서를 평가해 인수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조선이 그룹 핵심인 현대중공업과 달리 삼성은 전자와 정보기술(IT)이 주력이라는 점에서 조선업 확장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삼성은 2015년 화학과 방산부문을 매각하는 등 비(非)주력 분야 사업을 축소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이 조선업 불황 여파로 2015년부터 4년째 수천억원대 적자를 낸 만큼 그룹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대우조선 인수전에 뛰어들기가 힘들다.

현대중공업처럼 중간지주사 설립을 통한 인수도 쉽지 않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거느린 중간지주사의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이유는 현대중공업 시가총액(약 9조원)이 산은이 최대주주인 대우조선(약 3조7000억원)을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삼성중공업의 시가총액은 5조원 수준이다.

낮은 최대주주 지분율도 걸림돌로 꼽힌다. 대주주인 삼성전자(15.98%)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삼성중공업 지분율은 21.94%다.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한 뒤 중간지주사를 설립하면 1대 주주는 산은, 2대 주주는 삼성전자가 된다. 산은이 대우조선에 이어 삼성중공업까지 거느리는 구조여서 민영화 추진 방향에도 맞지 않는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인수의향자(현대중공업)를 미리 확보한 상태에서 매각을 추진해 삼성중공업이 인수전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십·해양플랜트 먹거리 발굴

매머드 조선사(현대·대우조선)와 맞서야 하는 삼성중공업은 친환경·스마트십 기술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선체 바닥에 공기를 분사해 선박의 마찰 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이는 ‘세이버 에어’ 기술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적용하고 있다. 운항 상태에 따른 연료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계측하는 ‘인텔리만십’ 등 신기술도 개발했다.

해양플랜트(원유와 가스 생산·시추설비)도 삼성중공업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잔량 기준으로 해양플랜트 분야 세계 1위 업체다. 글로벌 석유회사 로열더치셸이 발주한 세계 최대 부유식 LNG 생산설비인 ‘프렐류드’도 삼성중공업의 손을 거쳤다.

조선업계의 ‘1강 1중’ 재편으로 삼성중공업의 경쟁력이 뒤처지면 삼성 주요 계열사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삼성중공업 몸집 키우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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