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세정' 불화수소 90% 日에 의존하지만, 그만큼 일본의 '큰손 고객'

입력 2019-03-17 18:25  

글로벌 리포트

경제보복 우려하는 양국 재계



[ 김동욱/고재연 기자 ] 일본 자민당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관세 부과 및 송금·비자발급 중지, 불화수소(불산플루오르화수소) 등 필수 소재의 수출 중단을 거론하고 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웨이퍼의 세정과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다. 일본 기업이 고순도 불화수소 생산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한국을 압박하는 강력한 위협 수단이다. 뒤집어보면 한국과 일본 경제가 얼마나 밀접하게 얽혀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고순도 반도체용 불화수소는 스텔라 모리타 등 일본 업체가 세계 수요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불화수소를 생산하고 관리한 역사가 100년 이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필요량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솔브레인 등 국내 업체도 불화수소를 생산하고 있지만 저순도 불화수소만 만들거나 일본산 저순도 불화수소를 수입해 순도를 높여 판매하는 2차 공정을 맡고 있다.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도쿄일렉트론이나 화낙 등 일본의 반도체 제조장비 및 산업용 로봇업체로부터 핵심 장비를 공급받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화학과 소재 분야에서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한국은 지난해 수입 반도체 제조장비의 34%, 고장력 강판의 65%, 집적회로의 12%, 플라스틱필름의 43%를 일본에서 들여왔다. 지난해 일본과의 교역에서 한국은 240억달러(약 27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국가별 적자 규모 1위였다. 양국의 산업구조가 긴밀하게 엮여 있는 만큼 일본이 보복 조치를 취하면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은 일본에 매력적인 무역 상대일 뿐만 아니라 고수익 투자처이기도 하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85%가 2018년 일본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에 영업이익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관광산업에서도 한국은 ‘큰손’이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754만 명에 달했다. 국가별 순위에서도 중국(838만 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 경제가 밀접하게 얽혀 있고 일본도 많은 경제적 이득을 보고 있는 만큼 경제 보복 조치가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이 흔들리면 일본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고재연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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