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넷플릭스 3년, 한국 '장악' 4대 공식…19금-미드-물량폭탄-2030

입력 2019-04-30 09:16   수정 2019-04-30 14:02

뉴스래빗 #팩트체크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실체
2016~19 넷플릭스 국내 심의 4558건 전수 분석

▽ 넷플릿스 심의 신청 3년 연속 압도적 1위
▽ 3년 간 4558건 '물량 폭탄'…99% '수입산'
▽ 10편 중 4편 '19금' 청불, '미드' 50% 최다





'공룡'. 넷플릭스에게 가장 흔히 붙는 수식어입니다.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에 진출했습니다. 초반엔 아무도 경계하지 않았습니다. 비싼 구독 가격과 부족한 콘텐츠 수에 비관적 시각이 대부분이었죠.



우려와 다르게 넷플릭스는 빠르게 세를 확장했습니다. 모바일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6년 8월 6만명이던 이용자가 2017년 7월 35만명으로 1년 만에 6배 늘었습니다. 2019년 3월엔 이보다도 5배 가까이 많은 153만명이 유료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고 이 업체는 밝혔습니다.

넷플릭스는 국내 비디오 콘텐츠 시장에서 얼마나 큰 공룡일까요. 국내 이용자 수 증가세만큼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고 있을까요. 넷플릭스가 구독 및 추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만큼 전체 콘텐츠를 파악하긴 어렵습니다. 뉴스래빗이 작은 증거부터 찾아나섭니다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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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는 영화·비디오·광고 등 영상물의 등급분류(심의)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TV나 온라인 등 채널을 통해 영상을 유통하려면 영등위에 심의를 받아야 한다.

뉴스래빗은 영등위 홈페이지에서 최근 9년 4개월치 심의 이력을 분석했다. 2010년 1월 1일부터 2019년 4월 25일까지 올라온 비디오물 심의 이력 6만1489건을 모두 수집했다. 비디오물 제목부터 감독·주연배우·상영시간·제작국가·신청사 등 상세 정보가 담겨 있다.

10년 간 영등위가 심의한 비디오물 6만1489건 중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유한회사(넷플릭스)'가 신청한 내역 4558건만 따로 추렸다. 국내 방송사 등을 통해 공급받은 콘텐츠를 제외한, 국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전수다. 비디오 콘텐츠 수, 제작된 국가, 영등위에서 받은 등급 연령대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국내 산업 속 넷플릭스의 '사이즈(size)'를 유추한다.


심의 20% '넷플릭스' 차지
심의 신청 3년 연속 압도적 1위


영등위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9년 4개월여간 총 6만1485개 비디오물을 심의했습니다. 연도별로 살펴볼까요.


넷플릭스 국내 진출 이후 심의 대상 비디오물 수가 늘었습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5000~6000건 수준이던 심의 건수가 2016년 이후 8000~9000건으로 2000~3000건 많아졌죠.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해마다 1200~1400여건의 심의 신청을 내놓고 있습니다. 영등위가 1년간 심의하는 비디오물 수의 15~20%를 넷플릭스가 차지합니다. 2016년부터 심의 건수가 급증한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해에 1400여건, 전체의 15~20%.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쏟아붓는 비디오 물량은 단일 제작사로는 가히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넷플릭스, 네이버 2배 이상
4년 연속 1500건 유통 전망


매년 영등위에 심의를 신청하는 제작사는 대략 250여곳 정도입니다. 가장 최근인 2018년엔 제작사 234곳에서 7283건을 신청했습니다. 한 곳당 31건 꼴이죠. 이 중 넷플릭스가 요청한 심의는 한 곳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1445건입니다.

2016년과 2017년에도 넷플릭스의 비디오물 심의 수는 2위인 네이버보다 2배 이상 많았습니다. 네이버가 넷플릭스 국내 진출과 비슷한 시기(2016년)에 '브이(V)앱'을 내놓고 케이팝 영상을 대량 생산하던 시기입니다.

이제 4개월 남짓 지난 2019년에도 넷플릭스는 이미 464건을 심의해달라고 신청했습니다. 2019년이 3분의 1정도 지났음을 감안하면, 올해 넷플릭스가 국내에 유통할 비디오물 수도 예년과 비슷한 1500건에 육박할 전망입니다.

영등위 1년 심의량을 단숨에 15~20% 높여버린 일등공신, 넷플릭스를 규모 면에서 '공룡'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넷플릭스 3년 간 4558건 물량폭탄
99% '수입산'…
국내 제작 1%뿐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서 제작하는 수많은 비디오물 중 어떤 것들을 골라 한국에 유통할까요.

넷플릭스가 진출 이후 심의받은 4558건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SKY 캐슬', '맛있는 녀석들' 등 국내 방송사에서 공급받는 콘텐츠를 제외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에 한합니다.



넷플릭스는 한국에 서비스하는 비디오물 4558건 중 4519건, 99%를 해외에서 수입해왔습니다. 국내에서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예능은 3년여를 통틀어 39건에 불과합니다.



물론 넷플릭스엔 'SKY 캐슬' 등 국내 드라마와 '맛있는 녀석들' 등 주요 예능도 들어와 있습니다. 다만 이들은 푹(pooq) 등 다른 국내 서비스에도 존재하죠. 급증하는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들은 사실상 99%에 달하는 해외 콘텐츠를 보기 위해 지갑을 연다는 뜻입니다.

'미드' 50% 넘어 1위 차지
한국 제작 규모 10위권 그쳐


국내 제작 콘텐츠 수가 1% 수준인데 반해, 한국 넷플릭스에 가장 많은 건 '미국 콘텐츠'입니다. 3년치 심의 신청 4558건 중 2572건으로 절반이 넘습니다.



심의 신청 내역에서 제작 국가를 알 수 없는 '기타(658건)'를 제외하면 영국(435건), 캐나다(210건), 호주(102건) 순입니다. 한국 콘텐츠는 홍콩, 독일산과 비등한 10위권입니다.

넷플릭스는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3년간 한국에 유통한 해외 콘텐츠도 국내 이용자의 선호에 따라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죠. 국내 유료 구독자 중 60% 이상이 미드·영드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를 유료 구독한다는 말이 됩니다.
넷플릭스 10편 중 4편 '19금' 청불
'미드·영드' 꽂힌 한국 2030


넷플릭스 비디오물에 영등위는 어떤 등급을 매겼을까요 2016~2019년 3년 간 넷플릭스는 한국에 4558건 비디오의 등급 심사를 요청했습니다. 이 가운데 등급이 확정된 비디오는 4458건입니다.

3년 치 4458건 비디오를 통틀어보니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1658건(37.2%)로 가장 많았습니다. 넷플릭스 비디오 10개 중 4개는 청소년이 보기엔 부적절한 '19금' 콘텐츠라는 거죠. 이어 '15세 이상 관람가'가 1589건(35.6%)으로 뒤를 잇습니다.

청소년관람불가와 15세 이상 관람가 두 등급을 받은 영상물이 전체의 73%에 이릅니다.


영등위는 주제·선정성·폭력성·대사·공포·약물·모방위험 등 7가지 기준으로 등급을 정하는데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상물 중 상당수가 15세 미만 청소년이 보기에 곤란한 수위란 뜻입니다.

12세 이상 764건(17.1%), 가족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전체 관람가는 447건(10%)에 불과합니다. 이는 넷플릭스가 겨냥하는 한국 타겟 연령층과도 연결됩니다.



영등위 심의 내역은 콘텐츠 물량 측면에서도 넷플릭스가 단기간 내 '공룡'으로 자리잡았음을 증명합니다. 진출 후 3년간 국내 방송사 예능·드라마도 많아졌지만 넷플릭스 유료 구독자가 원하는 '핵심 콘텐츠'는 아닙니다.

넷플릭스를 공룡으로 키우고 있는 국내 2030 이용자는 '블랙 미러', '워킹 데드', '브레이킹 베드' 등 미·영 인기 드라마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를 찾습니다. '옥자', '킹덤', '페르소나' 등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도 출시할 때마다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모바일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은 넷플릭스 한국 유료 구독자 153만명(2019년 3월 기준) 중 67%가 20~30대라고 추정했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등급 구성을 보니 납득할 만합니다. 20~30대가 국내 콘텐츠에는 없는, 이른바 '고품질 자극'을 원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유야 어찌 됐든, 이미 대부분 다양한 경로로 국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을 '2030' 이용자는 넷플릭스에 기꺼이 월 1만원여를 추가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19금 '청불' - 미드 - 2030 - 물량폭탄,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을 이해할 때 꼭 알아야 할 4가지 키워드 공식입니다 !.!





# DJ 래빗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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