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와 합병 서두르는 佛 르노…내키지 않는 日 '닛산 연합군'

입력 2019-05-31 17:25  

FCA 회장, 日 CEO들에 서한
"만나자"…경영통합 설득 나서
르노 회장도 "모두가 승자" 역설



[ 김동욱 기자 ]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르노에 50 대 50 합병을 제안한 이후 르노와 닛산·미쓰비시자동차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 르노는 FCA 제안에 반색하며 합병을 기정사실화하려는 분위기다. 반면 르노로부터 ‘경영 독립’을 추진해온 일본 닛산자동차와 미쓰비시자동차는 미국과 유럽, 일본을 아우르는 거대 자동차 연합이 등장하면 존재감이 더 약해질 것으로 보고 반대하는 분위기다.


日 업체에 가해지는 합병 찬성 압박

존 엘칸 FCA 회장은 지난 29일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자동차 사장과 마스코 오사무 미쓰비시자동차 회장에게 “FCA와 르노 간 경영 통합을 설명하기 위해 직접 만나고 싶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합병 작업에 부정적인 방침을 내비치고 있는 르노·닛산·미쓰비스 얼라이언스 산하 일본 자동차업계 경영자들을 직접 설득해 합병 작업 속도를 가속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언론 행사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도 닛산 등을 포함한 거대 자동차 연합 탄생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세나르 회장은 “르노와 FCA 간 합병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을 실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FCA와의 합병은 르노뿐 아니라 닛산, 미쓰비시자동차 등 3개사에 모두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고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같은 세나르 회장 발언에 대해 이사회 논의를 거쳐 정식으로 FCA와 통합을 결정하겠다는 결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르노와 FCA가 적극적으로 합병 행보의 보폭을 넓히자 닛산자동차와 미쓰비시자동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이카와 사장은 일단 “르노와 FCA 합병이 닛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히 검토하겠다”고만 했다. 그러면서도 “(3사 연합만 해도) 사업이 확대되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한데 FCA까지 더해진다면 운영하기에 너무 크고 복잡해질 것”이라며 부정적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군소 멤버로 전락할 것”

르노·FCA 대 닛산·미쓰비시자동차 구도로 합병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는 것은 거대 자동차 연합 탄생 이후 연합 내에서 각사의 위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3개 대륙을 대표하는 거대 자동차 연합이 현실화되면 부품 조달 일원화 등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 비용 절감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 차종이나 지역별 역할 분담을 하는 것도 쉬워져 신차 개발을 효율화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닛산자동차에 대한 의결권을 보유한 르노자동차는 연간 1560만 대를 판매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연합의 리더로 부상한다. 폭스바겐, 도요타자동차 등에 비해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자동차업계 내 위상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비리 혐의를 폭로하면서까지 르노와 거리 두기를 시도한 닛산으로선 4사 연합에 포함될 경우 군소 하위 업체로 전락해 지금보다 대접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에선 경영권은 르노에 종속됐지만 닛산의 차량 생산 대수가 르노보다 많았고, 기술력도 우위에 있다고 평가돼 르노의 경영 통합 시도에 저항할 수 있었다. 하지만 4사 연합체제가 되면 거대 연합 속 군소 멤버로 존재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르노·FCA 합병을 놓고 4개 회사 간 온도차가 적지 않다”며 “르노와 FCA도 합병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보려면 일본 업체들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합병 설득 작업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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