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읽기|日 방사능, 韓 예능에선 걱정 없어요

입력 2019-06-06 08:40   수정 2019-06-06 12:07

'집사부일체' 방사능 우려지역 홍보 논란
SBS 공식입장 "없다"
'배틀트립', '짠내투어' 여행프로그램 봇물




"기사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방송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SBS 간판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가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지역인 아오모리 현에서 해산물 요리를 소개하고 낚시 투어를 예고해 논란이 된 가운데 후속 방송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집사부일체' 뿐 아니라 다른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여전함에도 무분별하게 일본 지역을 홍보하는 방송이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집사부일체'에서 이서진이 홍보대사라며 소개된 아오모리 현은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물질에 대한 우려로 우리 정부가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시행한 8개 지역 중 하나다. 당시 정부는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치바, 미야기, 이와테, 아오모리 등의 수산물 수입 금지를 시행했다.

여기에 2013년 7~8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저장탱크에 담긴 물이 바다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해당 지역 모든 수산물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했다. 일본이 문제를 제기하며 WTO(세계 무역기구)에 제소했지만 2심에서 승소했다.

최근엔 필리핀이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를 해제하면서 일부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필리핀 관광 보이콧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 수산물을 관광객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



현실에서는 "일본으로 여행가는데 방사능 괜찮겠냐"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한국 예능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비춰지는 모양새다.

일본 내에서도 방사능 검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방사능 물질 우려 지역으로 꼽히는 아오모리 현을 자연 경관을 찬양하고, '로컬 요리'라며 각종 해산물 요리를 소개한 '집사부일체'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 이유다.

하지만 SBS 측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오해를 일으킨 장면을 편집하겠다"며 다시보기를 내렸다가 재업로드까지 하면서 후속 방송 강행을 예고했다.

'집사부일체'에서는 후쿠시마 인근 아오모리 현을 직접 방문해 문제가 됐지만, 사실 여행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본 음식과 해산물을 즐기는 모습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배틀트립', tvN '짠내투어' 등에서도 일본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일본 측은 WTO의 결정에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750만 명인데 수입 규제는 의미가 없다"는 말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본의 방사능 우려를 가리고 먹방, 온천 체험 등을 보여주는 방송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여행 예능프로그램 관계자는 "한국과 가깝고, 많이들 가니까 자연스럽게 일본을 자주 찾게 되는 것"이라며 "일본에서 특별히 더 후원을 받고, 어떤 목적을 갖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아니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방송에서 일본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한 연출자는 "여행 프로그램 특성상 자연스럽게 찬양과 미화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다는 걸 안다"며 "최대한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도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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