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케이물산 M&A…'대주주 지분 차등매각' 논란

입력 2019-06-19 17:53  

포비스티앤씨 주주들 "오너 일가에 매각차익 몰아주기" 주장

남궁견 회장 측엔 2791원에
포비스티앤씨엔 주당 885원에
엔케이물산 지분 차등 매각



[ 오형주/조진형 기자 ]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인 엔케이물산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인 남궁견 회장 측과 코스닥 상장기업인 포비스티앤씨의 주식 매도가격 차이가 세 배 이상에 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양측 모두 대주주로 엮여 있지만 한쪽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한쪽은 시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지분을 넘겼다. 증권업계에서는 “매각 이익을 오너 일가에 몰아주는 인수합병(M&A)”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남궁 회장과 하나모두 등 특수관계인 5인은 지난 11일 엔케이물산 지분 15.1%(1230만여 주)를 사모펀드(PEF)인 원데이즈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단가는 주당 2791원(전체 343억원)에 달했다. 엔케이물산의 단일 최대주주(지분율 17.9%)였던 포비스티앤씨도 같은 날 원데이즈PE에 보유 주식 전량(1458만여 주)을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주당 단가는 885원(129억원)으로 남궁 회장 측 단가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영권 매각 계약 당시 엔케이물산 주가(10일 종가 1015원)를 감안하면 남궁 회장 측은 주당 175% 프리미엄을 받은 반면, 포비스티엔씨는 12.8% 디스카운트가 적용됐다.

M&A 전문가들은 “같은 시점에 같은 상대방에게 지분을 넘긴 대주주 간 매각 단가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한다.

남궁 회장은 코스닥시장에서 ‘기업사냥꾼’으로 불린다. 과거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DH패션, 세종로봇, 에이치원바이오 등을 사고팔아 부를 축적했다. 2006년에는 엔케이물산의 전신인 고려포리머를 인수했다. 2004년 남궁 회장이 설립한 투자 컨설팅 업체인 하나모두가 실질적인 지주회사로 다른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매각 이전 엔케이물산과 포비스티앤씨는 ‘남궁 회장→하나모두→엔케이물산→미래아이앤지→포비스티앤씨→엔케이물산’으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를 갖고 있었다. 포비스티앤씨는 남궁 회장 측이 다른 계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던 회사였다. 반면 하나모두는 남궁 회장 측이 지분율 100%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엔케이물산 매각 이익을 오너 일가인 남궁 회장 측으로 몰아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포비스티앤씨 주주들은 “다른 대주주보다 지분 매각 단가가 터무니없이 낮은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비스티앤씨 측은 “회계법인의 외부평가를 거쳐 적정한 수준에서 매각 단가를 산정했다”고 해명했다. 엔케이물산 관계자는 “엔케이물산 경영권을 보유했던 하나모두 등 남궁 회장 측이 원데이즈PE에 경영권까지 함께 넘기면서 매각 단가에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형주/조진형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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