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격투자로 수주잔액 50조 육박…정유부문은 4분기 반등

입력 2019-06-27 16:47  

SK이노베이션 강점 분석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



SK이노베이션은 원유정제, 석유화학 및 윤활유 등과 함께 2차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올해 1분기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12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53.5% 감소한 3311억원을 올렸다.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뒀다.


1분기 말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서 재고 관련 이익 증가 및 파라자일렌(PX) 마진 호조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생산비용을 뺀 금액) 약세와 원료 조달 기간 장기화에 따른 평가손실 등은 실적 악화 요인이 됐다. 배터리와 소재를 포함한 기타 사업부는 분리막 수익성 호전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배터리 생산에 드는 초기 비용 부담 등으로 지난해에 이어 1분기에도 적자를 냈다.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요 둔화와 함께 비우호적 시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에서 72%를 차지한 석유사업부는 단기간 내 업황 회복이 쉽지 않다. 이란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피격 사건 등으로 중동 원유 조달과 관련한 각종 비용 증가가 우려된다.

중국 경기 둔화와 중국 내 잉여 석유제품의 수출 확대로 아시아 역내 공급 과잉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정제마진은 지역 내 설비 신·증설 및 수요 침체가 이어지면서 과거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화학부문도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 제품과 아로마틱 제품 모두 마진이 축소되고 있다. 아로마틱사업은 중국의 대규모 신·증설 여파로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 비용을 제외한 값)가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어 올 2분기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정유 부문을 중심으로 원료 투입 시차 효과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원화 약세로 수출 부문에서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이르면 4분기, 늦어도 2020년부터는 구조적 변화에 따른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국제해사기구(IMO) 2020’ 시행에 따른 복합 정제마진 강세 전환, 고부가 저유황중유 신·증설 효과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IMO 2020은 내년 1월부터 선박유에 대한 황 함유량 허용치를 3.5%에서 0.5% 이하로 제한하는 조치를 말한다. 선박용 탈황장치를 장착하지 않은 선박은 연료를 기존 벙커C유에서 저유황중유나 경유로 바꿔야만 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4분기부터 경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 강세현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내년 1월 규제 시행 이전에 선사들의 선제 재고 비축 움직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상반기부터 신규 탈황설비를 상업 가동할 예정이라 정유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유럽, 중국, 미국 등지에서 선제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1~2년 새 수주가 급증하면서 배터리 수주 잔액은 1분기 말 기준으로 50조원 수준에 육박했다. 배터리 생산능력도 작년 말 4.7GWh에서 2022년 60GWh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자체 공장 투자는 물론 독일 폭스바겐, 중국 현지 자동차업체 등과의 합작법인 설립 등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사업을 분할해 신규 설립한 자회사 SKIE의 리튬이온분리막(LiBS)사업부 또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17%로 글로벌 ‘톱3’에 진입한 만큼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좋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시장은 장기적으로 계약이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 SKIE는 현재 5.3억㎡ 수준인 생산능력을 2021년까지 12억㎡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건설 중인 LiBS 12호기와 13호기는 올 10월께 상업 가동할 예정이다. 중국 공장에도 LiBS 2라인을 추가할 계획이다.

주력 제품 경쟁 심화 및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업황 회복에는 다소 시일이 필요할 것이다. 배터리 부문도 이익을 내는 데 필요한 대규모 매출을 올리기 위해선 최소 1~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오는 4분기 IMO 2020 효과로 정유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액 및 시장점유율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chemlee@kt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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