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로 로봇팔 움직이고 대화 나눈다

입력 2019-07-22 17:44   수정 2019-07-23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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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실험까지 성공
美 휴스턴大·캘리포니아大 개발



[ 임유 기자 ] 전신마비 환자가 언제쯤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여 물건을 집을 수 있게 될까.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한 덕분에 현재 원숭이 실험까지는 성공했다. BCI는 뇌파 등 인간의 뇌 기능과 관련된 정보를 추출·해석하고 이를 활용해 컴퓨터, 휠체어, 로봇팔 등 외부 장치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조 프란시스·안준모 미국 휴스턴대 바이오의료공학과 교수팀은 원숭이의 뇌파를 분석해 원숭이의 의도를 97% 확률로 읽을 수 있는 BCI 시스템을 지난달 개발했다. 원숭이 네 마리의 운동과 연관된 뇌 영역인 일차운동피질에 가로세로 4㎜ 크기의 미세전극 칩을 이식했다. 이 칩은 뇌신경세포(뉴런) 신호 형태로 나타나는 원숭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안 교수는 “이전의 BCI는 특정 행동에 대응하는 특정 패턴의 뇌파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바뀌거나 환경이 달라지면 정확도가 낮아지는 한계가 있었다”며 “과제에 성공하면 주스를 주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얻은 유의미한 뇌파를 인공지능(AI)에 학습시키는 식으로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0월 비슷한 실험이 이뤄졌다. 손정우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교수팀은 미세전극 칩을 이식한 원숭이가 팔을 사용하지 못하게 묶고서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여 물체를 집게 하는 데 성공했다.

뇌파로 말을 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지난 4월 에드워드 창 미국 캘리포니아대 신경외과 교수팀은 환자가 말할 때 나오는 뇌파를 음성언어로 합성시키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기존 기술은 뺨의 근육을 움직여 1분간 최대 단어 10개를 컴퓨터에 입력할 수 있지만 이 기술은 보통 사람 수준인 150개까지 가능하다.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보고서에 따르면 BCI 기술은 중추신경계가 손상된 환자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완전히 소실된 중추신경계를 대체해 생각만으로 다양한 기기를 제어하거나 환자의 마비된 근육에 전기자극을 줘 중추신경계를 복구하는 게 가능하다. 급속한 고령화와 뇌질환 환자 증가로 장애가 생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라 BCI 기반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는 커질 전망이다. 세계 BCI 시장 규모는 2022년 17억3000만달러가 될 전망이다.

아직 한국의 BCI 기술 수준은 미국 등 선진국보다 한참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BCI 기술은 선진국의 약 50% 수준이고 연구개발(R&D) 투자는 미국의 1%에 그치고 있다”며 “BCI는 2035년께 38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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