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가 만들고, 야쿠르트 아줌마가 문앞에…1년 만에 200억 브랜드로 큰 '잇츠온'

입력 2019-07-22 17:58   수정 2019-07-23 02:28

가정간편식 브랜드 전쟁
(3) 한국야쿠르트 '잇츠온'

밀키트 시장 개척한 브랜드



[ 김보라 기자 ] ‘마포리1987’은 서울 대흥동에 있는 작은 맛집이다. 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인희 셰프는 2년 전 한국야쿠르트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셰프의 레시피를 집에서도 누구나 구현할 수 있게 해보자”는 것. 스테이크 소스 비법 등이 담긴 밀키트 ‘비프 찹스테이크 키트’는 한국야쿠르트의 가정간편식(HMR) ‘잇츠온’ 제품 중 판매량 1위가 됐다. 제품과 함께 셰프와 레스토랑이 널리 알려지며 최근 2호점을 냈다.



50년 유산균 전문기업인 한국야쿠르트는 5세대 HMR 시장인 ‘밀키트’ 분야의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7월 신선 반찬 브랜드 잇츠온으로 시작해 그해 9월 밀키트까지 확장했다. 밀키트는 반조리된 신선한 식재료가 포장 배송되는 HMR이다. 공장에서 완성된 먹거리는 싫고, 처음부터 직접 요리하기는 귀찮은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잇츠온으로 한 달치 식단을 배송해주는 정기배송 서비스 누적 이용자 수는 15만 명을 넘어섰다.

잇츠온은 한국야쿠르트가 보유한 전국 규모의 ‘신선 냉장 배송 시스템’을 가장 잘 활용한 브랜드다. 1만여 명의 ‘야쿠르트 아줌마’가 몰고 다니는 냉장 배송 전동카트 ‘코코’가 그 시스템이다. 2014년 한국야쿠르트는 냉장 시스템으로 1단계 커피와 치즈 등 유제품을, 2단계로 신선식품을 배송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코코 보급과 함께 신갈통합물류센터를 신축해 자체 신선물류 체계도 완성했다.

한국야쿠르트가 밀키트를 내놨을 때 소비자들은 낯설어했다. 다른 식품회사는 공장에서 제조한 상온 유통 HMR이나 냉장·냉동 완제품을 만들 때였다. 한국야쿠르트는 “요리를 하고 싶은 욕구와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질 것”이라며 사업을 추진했다. 잇츠온의 이름에는 ‘따뜻한 요리(溫)가 집까지 바로 온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잇츠온 매출은 2017년 90억원에서 지난해 180억원으로 늘었다. 밀키트 매출 비중은 약 35%다.

제품은 프레시지 등 국내 밀키트 전문 제조회사와 협업해 만든다. 한국야쿠르트가 트렌드를 파악해 기획하고, 제조는 전문 기업에 맡긴 게 강점이 됐다. 전국의 유명 셰프를 기획팀이 발굴하며, 김민지 김현 이승아 최수빈 정지선 남성렬 등 셰프들이 잇츠온과 손잡았다. ‘치킨라따뚜이키트’ ‘서울식 소불고기전골키트’ ‘초계국수키트’ ‘누룽지마라두부’ ‘쟌슨빌 사골부대찌개’ 등이 이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셰프의 밀키트는 전체 밀키트 매출에서 30%를 차지한다.

그날 주문받은 즉시 제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새벽부터 저녁까지 앱(응용프로그램)으로 배송 시간대를 설정할 수 있는 것도 혁신이었다. 일반 택배 물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 개를 주문해도 배송료가 무료다. 잇츠온은 세계 각지 유명 요리를 밀키트로 만들고 셰프와의 협업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문 앞까지 바로 전달할 수 있는 배송의 강점을 살려 ‘1인가구용 밀키트’도 개발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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