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쏘는 맛' 전성시대…콜라·사이다·탄산수 '매출 효자'

입력 2019-07-26 11:48  

탄산음료, 탄산수 제조업체들 잇따라 호실적 기록
청량감 선호도 높아져…배달 문화 확산이 주요인




탄산 시장이 배달음식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들어 식품업계에 두드러지는 '강한 맛' 열풍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26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탄산음료 매출(소매판매 기준)은 2802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 역시 2016년보다 7.6% 늘어난 1조1998억원을 기록했다.

탄산수도 마찬가지다. 국내 탄산수 시장 규모는 2010년 75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868억원대로 10배 이상 커졌다. 온라인으로 판매된 탄산수 매출까지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1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같은 흐름은 탄산음료 생산 기업의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신한금융투자는 롯데칠성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3%, 69.3% 증가해 각각 6675억원과 39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실적이다.

이 증권사 홍세종 연구원은 "이 수치는 광고비 증가를 감안한 가장 보수적인 추정치"라면서 "400억~45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창출돼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음료 부문 성장이 예상보다 좋다는 평가다. 홍 연구원은 "롯데칠성의 2분기 국내 음료 매출액은 8.8% 증가한 4283억원이 기대된다"며 "탄산음료의 고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실제로 롯데칠성은 지난 1분기 탄산음료 매출만 29%나 늘었다.

그는 "롯데칠성의 탄산음료 부문은 청량감에 대한 선호도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등에 힘입어 최근 3년 동안 7.6% 성장했다"며 "특히 가격 인상에 따른 효과가 아닌 판매량의 증가에 따른 효과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5일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이 6000억원 돌파하며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가 프리미엄 화장품 라인인 '후', '숨', '오휘'가 매출 호조를 이끌고 코카콜라와 씨그램 등 탄산 음료사업이 뒷받침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코카콜라의 실적 성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KB증권에 따르면 코카콜라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1%, 8.0% 증가해 각각 100억달러(한화 약 11조8370억원)와 29억9000달러(한화 약 3조4327억)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9.9%에 달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코카콜라의 주요 품목 중 탄산음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며 "'오리지널 코카콜라' 판매량은 4% 증가, '코카콜라 제로슈가'는 7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 시현, '오렌지 바닐라 맛 제로코크'와 '커피 코카콜라' 등의 신제품 판매 호조가 두드러지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탄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은 맥주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3월 출시한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200만상자(약 6000만병)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라는 발효 공정에서 자연발생하는 리얼탄산을 100% 담은 점이 특징"이라 "라거 특유의 청량감을 강화하고 조밀한 거품으로 탄산을 오래 유지한 것이 인기의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도 탄산 제품을 세분화하는 등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코카콜라는 '씨그램 THE탄산(450㎖)'을 새로 출시하며 애플민트 향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사과와 민트향을 조합했고, 더욱 강화된 탄산이 특징이다. 롯데칠성 트레비도 플레인, 라임, 레몬 등 기본향에 자몽향을 추가하며 총 4종의 상품군을 형성했다.

또한 롯데칠성은 기존 사이다의 고유한 맛과 향은 유지하고 최대치의 탄산가스 볼륨을 넣어 짜릿함을 배가시킨 '칠성스트롱사이다'를 선보였다. 웅진식품은 탄산수 신제품인 '빅토리아 수박'을 내놓고 여름 성수기 시장을 공략했다. 빅토리아는 현재까지 국내 탄산수 브랜드 중 가장 많은 11종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탄산 발효유' 제품도 눈길을 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3일 기존 야쿠르트의 상큼함은 유지하고 탄산을 첨가해 시원함을 살린 '스파클링 야쿠르트'를 출시했다. 한국야쿠르트의 대표 유산균인 'HY2782'는 물론 비타민C까지 첨가해 영양분을 높였다.

탄산수가 보편화되며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도 달라졌다. 탄산수 도입 초기 시장을 주도했던 프랑스 탄산수 페리에의 시장점유율은 2013년 41%에서 지난해 2%대로 떨어졌고 그 사이 국내 탄산수가 무섭게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탄산 시장의 성장 요인에 대해 배달음식 문화 확대를 꼽는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작년 기준 5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급성장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탄산음료는 다른 부문보다 수익성이 높은 품목"이라며 "배달음식 시장이 성장함 따라 수요가 늘었고 B2B 채널 내 가격 경쟁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배달음식은 주로 기름진 음식이 많아 보완재로 탄산음료 소비가 많다"며 "배달음식이 조리와 식사를 대체하고 있어 탄산음료 신규 수요가 창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탄산수나 탄산음료는 원자재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많은 식품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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