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로 이미지 전환 나서는 한국GM, 판매량도 '수입차'

입력 2019-08-05 10:16  

한국GM, 6·7월 벤츠에 판매량 뒤져
"수입차 브랜드 이미지 구축 이전에 경쟁력 확보 노력 필요"




한국GM이 수입차 '쉐보레'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지만, 내실 확보가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미국 자동차 브랜드 쉐보레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가입한다. 한국GM은 "국내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쉐보레는 1911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시작된 자동차 브랜드다. 국내 시장에서도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이쿼녹스, 임팔라, 카마로, 볼트 EV 등이 쉐보레 브랜드로 판매된다. 한국GM의 모회사인 제네럴 모터스(GM)는 쉐보레 외에도 캐딜락, GMC, 뷰익 등의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GM은 스파크와 말리부, 트랙스 등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볼트 EV, 이쿼녹스, 임팔라, 카마로 등은 미국에서 수입한다. 이달 출시가 예정된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대형 SUV 트래버스도 수입해 판매하는 차종으로, 이들 판매가 시작되면 한국GM 판매 차종 중 수입차 비중은 60%를 넘어선다.

한국GM의 마케팅 전략이 '프리미엄'으로 선회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한국GM은 트래버스 광고 영상에서 디스커버리, 포드 등 수입차 브랜드의 SUV들을 등장시켰다. 국산차와 비교를 거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간 한국GM이 판매하는 수입차는 항상 동급 국산차와 비교됐다. 이에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 지적됐고, 이는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국산차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우니 수입차 이미지로 높은 가격을 설득하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다만 한국GM이 국내 시장에서 수입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면 소비자 부담은 높아질 전망이다. 수입차 지위에 기대는 만큼 가격 인하 노력을 줄일 수 있다. 또 수입차라는 이유로 부품가격 등 유지비용이 증가할 우려도 높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기차 볼트 EV다. 한국GM은 볼트 EV의 핵심 부품들을 국내에서 생산한다. 노조가 부품 생산을 근거로 볼트 EV의 국내 공장 배정을 요청할 정도다. 하지만 수입차이기에 국내에서 생산한 부품이 미국으로 보내지고, 다시 한국으로 수입되는 과정을 거쳐 국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볼트 EV의 수리 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볼멘소리가 높았다. 그나마 한국GM이 기존 항공으로 운송하던 것을 최근 선박으로 바꿔 부품 가격을 절반 가량 낮췄지만, 소비자 부담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내수 시장에서 한국GM의 판매량은 수입차에 비견할 정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한국GM은 지난 5, 6, 7월 국내 시장에서 각각 6727대, 5788대, 6754대를 판매했다. 수입차인 벤츠는 같은 기간 6092대, 6632대, 7345대 판매를 기록하며 한국GM을 추월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AS망에서 우월한 지위를 가지고도 수입차에 밀렸다는 것은 시장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쉐보레 브랜드 강화는 그저 가격을 높이기 위한 핑계거리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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